올해 내가 산 최고의 전자제품은 일주일간의 식료품비 보다 싼 가격이다. 스마트폰 다음으로 많이 쓰는 이 제품은 4년 전에 나왔다. 이 제품은 무엇일까? 이 기기는 2015년에 나온 중고 킨들 e-북인데 이베이에서 산 것이다. 새로 나온 e-북과는 달리 방수기능 같은 것은 없지만 나는 목욕통에서 책을 읽는 그런 류의 사람은 아니다. 이 중고 킨들은 해야 할 일을 훌륭하게 해낼 뿐 아니라 깨지거나 잃어버린다 해도 200달러가 아니라 50달러만 손해 보면 되는 것이다.

 

 

늦게 사면 성능 확인되고 가격은 싸 유리

아이폰은 S버전 출시될 때까지 기다려야

올해 마지막 테크 신제품 9월부터 줄이어

 

 

나는 과격한 기계 파괴주의자가 아니고 구두쇠도 아니다. 하지만 지난 12년간 수백개의 기기를 시험해 보고, 일부는 직접 사기도 하면서 다음과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즉 더 오래 기다렸다 사면 살수록 그 기쁨이 더 커진다는 것이다. 최첨단 제품은 경외감과 유혹을 더 크게 불러일으키지만 빨리 살수록 위험 부담은 더 커지고 불리한 점이 얻는 것을 능가하게 된다. 9월부터 줄지어 시작될 연말 테크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이 점을 마음에 두었으면 한다. 애플이나 삼성, 구글 같은 기업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웨어러블 컴퓨터 등 핫한 신제품으로 우리에게 구애할 때 그렇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제품은 리뷰하고 살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조언을 하게 될 것이지만 오래된 테크 제품을 반드시 바꿔야 될 필요가 없는 한 ‘구매’ 버튼를 누르기 보다는 기다리도록 추천할 것이다.

“새롭다는 것이 반드시 더 낫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고, 더 낫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고 제품 테스트가 전문인 뉴욕타임스의 와이어커터 선임기자 닉 가이는 말했다.

다음에 이야기하는 것은 천천히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결정이었던 반면 빨리 샀던 것은 실수였음을 보여주는 예가 될 것이다. 앞으로 신제품을 살 때 유념했으면 하는 사항이다.

■빠른 것이 고통이 된 경우

지난 2007년 나는 애플의 오리지널 아이폰을 샀다. 웹 브라우저의 풀 기능을 갖춘 모바일 기기를 갖는다는 것은 대단한 유혹이었다. 또한 방향 감각이 엉망이어서 지도도 필요했다.

그해 겨울, AT&T에 600달러를 내고 2년 계약을 맺으면서 아이폰을 구입했다. 잠시 나는 미래를 사는 특혜 받은 소수에 끼는 즐거움을 누렸다. 이런 특별한 감정은 애플이 2세대 아이폰을 출시한 약 6개월 뒤 사라졌다. 새 모델은 당시에는 훨씬 더 빠른 셀룰라 테크놀러지인 3G와 연결돼 있을 뿐 아니라 2년 계약과 함께 200달러부터 시작했다. 그때의 쓰라림이란!

그때 이후 나는 여러 개의 아이폰을 거쳐 왔다. 하지만 그때의 경험은 테크 기기를 빨리 구입하면 얼마나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는지에 대한 귀중한 교훈이 됐다. 요즘은 애플이 아이폰에 메이저 변화를 가져올 때 마다 최신 기기를 사기까지 그 기술을 반복 사용해 S버전이 출시될 때까지 최소 1년을 기다린다. (예를 들어 아이폰5를 2012년에 사는 대신, 그보다 더 빠르고 내구성도 좋은 아이폰 5S가 나오는 2013년까지 기다렸다.)

와이어커터는 애플이 1,000달러의 가격을 매기고 처음으로 파격적으로 재디자인 한 아이폰 X의 경우에도 비슷하게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2017년 이 제품이 출시됐을 때 와이어커터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나 애플이 다음해 더 싼 가격에 프리미엄 사양을 탑재한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 때까지는 업그레이드 하지 말 것을 권했다.

“우리가 볼 때는 모든 점이 다 좋게 보였으나 이 가격만큼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이폰X를 좋아한다면 1년이나 2년을 기다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기다려 보라”고 와이어커터 닉 가이 기자는 말했다.

그 다음해 애플은 아이폰X와 같은 기능을 갖추고, 어떤 면에서는 더 나은 성능을 갖춘 아이폰 XR을 750달러에 내 놓았다.

테크 제품 전문가인 카일 윈스는 전에는 평균 매 18개월 만에 새 전화기로 업그레이드 했으나 지금은 3년 이상 기다릴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스마트폰 기능이 이제 매년 눈에 띌 정도로 발전하지 않는 지점에 도달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스마트폰의 골든 에이지에 있다. 2년 전에 나온 스마트폰이 지금도 훌륭하게 작동하고 있고 앞으로도 당분간 그러할 것이다”고 그는 말했다.

■잠깐, 시계도 구형을? 물론!

10년 이상 기다린 후 킨들을 산다는 것은 테크 기기를 늦게 구입하는 극단적인 예일 것이다. 다른 예가 또 있다.

올해 구입한 2번째로 잘 산 것은 애플 워치 시리즈3이다. 애플이 지난 2017년 이 시계를 내놨을 때는 330달러였다. 올해 아마존이나 베스트 바이와 같은 곳에서는 가격을 200달러로 내렸다. 애플은 최신 버전인 시리즈4를 400달러에 내놨는데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더 커진 시계 스크린이다. 하지만 시계를 자주 들여다보지 않기 사람에게는 상관이 없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기다렸다가 전 모델을 사면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 중에서 운동 기록을 추적하고, 일정을 알려주는 등의 기능은 그대로지만 대폭 할인가에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다.

늦게 구입하는 것이 갖는 이점은 테크 제품에 한정되지 않는다. 자동차 산업에 있어서도 자동차 회사들은 새로운 드라이빙 테크놀러지와 차대(새시) 디자인을 갖춘 모델을 개조해 내놓기도 한다. 그런 후 몇 년 동안은 같은 디자인으로 차를 출시한다.

“차는 새로운 제너레이션의 첫 차를 사려고 하지 않는다. 급격하게 변화를 준 차는 모든 종류의 이슈를 다 가지고 있다”고 테크 제품 전문가 카일 윈스는 말했다.

■올 가을에 출시될 제품들

테크 제품을 평가하다 보면 친구나 동료들로부터 신제품을 사야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여태 말해 온 접근법을 사용하면서 언제가 제품을 업그레이드 하기좋은 때고, 언제가 위험한 때인지에 대한 직관력을 기를 수 있다.

앞으로 몇 주내 애플은 새로운 엔트리 레벨의 아이폰을 출시하고, 구글은 픽셀 스마트 폰을 내놓는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아이폰의 디자인을 크게 바꿨기 때문에 이번에는 점진적으로 업데이트된 제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경우 픽셀 폰은 소프트웨어의 향상에 초점을 둔 점진적인 업그레이드를 하는 것이 보통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아이폰이나 구글 픽셀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면 신제품이 좋은 평가를 얻는다고 가정했을 때, 올해가 업그레이드 하기에 좋은 때일 것이다. (혹은 지난해 모델을 고려한다면, 올해 신제품이 나온 후 가격이 떨어진 다음 구입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반면, 9월 출시 삼성폰 신제품은 조심해야 한다. 갤럭시 폴드폰을 말하는데, 이 제품은 접거나 펴서 책처럼 화면 크기를 줄이거나 늘일 수 있는 첫 스마트폰이다. 삼성은 지난 4월 첫 선에 보인 조기 출시 샘플이 평가자들의 손에서 악평을 받은 후 출시 일자를 연기했다.

삼성은 그 때 이후 폴드의 디자인과 내구가 향상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명성에 금이 간데다 가격은 2,000달러 가까이 돼 아마도 조기 구입자들이 안게 될 위험은 이 부문에서는 표본이 될 것이다.

가장 지혜로운 것은 접을 수 있는 스크린과 이 기능이 내일 당장이 아니라 앞으로 수년래 어떻게 이득이 될 것인지 주목해 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