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수증세땐 혈압 과하게 낮춰

제때 수분·염분 보충 못하면

의식 잃거나 생명 위험할 수도


덥고 습한 찜통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폭염과 열대야가 반복되면 정신적·육체적으로 지치게 마련이다. 열대야로 쉽게 잠이 들지 못하거나 자주 깨다 보면 낮에 집중력과 작업 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무더위가 지속되면 땀을 많이 흘리고 체온이 높아지면서 혈액의 농도가 진해진다. 이때 굳어진 혈관에 과부하가 걸리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해 돌연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고혈압·고지혈증 등 만성질환자가 장시간 무더위에 노출되면 속이 답답하거나 어지럽고 숨을 쉬기 어려운 이상 증세를 느낄 수 있다. 두통과 흉통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때는 곧바로 그늘지거나 시원한 곳으로 옮겨 수분을 섭취하고 안정을 취해야 한다.

온열질환 증상이 있으면 너무 차갑지 않은 물을 수건에 적셔 겨드랑이, 무릎, 목 뒤 위주로 몸을 닦아주며 체온을 내려주면 좋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돼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저하 등 증상을 보이고 방치할 경우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다. 열탈진(일사병)과 열사병이 대표적이다. 온열질환을 막으려면 미지근한 물로 자주 샤워를 해 체온을 떨어뜨리고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1.5ℓ 이상 물을 매일 마시는 게 좋다.

야외 작업장 등에서 일하거나 운동하다 쓰러지는 장노년층 중에는 평소 고혈압약을 먹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많은 땀을 흘렸는데 수분·염분을 보충하지 않았다가 저혈압·저나트륨혈증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다.

고혈압 환자 중에는 고혈압은 물론 심장·콩팥 합병증 예방과 치료에 좋은 앤지오텐신 차단제를 먹는 경우가 많다. 이 약은 콩팥의 중요 기능인 혈액 여과 작용을 하는 사구체(絲球體) 혈관의 압력을 떨어뜨린다. 무더위 속에서의 작업·운동으로 많은 수분과 염분이 땀으로 빠져나갔는데도 제대로 보충하지 않으면 콩팥 기능이 정상인 사람도 사구체 혈관 압력이 너무 떨어져 급격한 사구체 여과율 감소, 콩팥 기능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고령자, 탈수나 콩팥혈관 동맥경화증이 심한 고혈압 환자는 약 복용 및 체내 수분·염분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

임천규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고혈압으로 앤지오텐신 차단제를 복용하는 분이 여름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탈수 증세가 있으면 혈압이 크게 떨어지고 혈류가 안 좋아져 의식을 잃을 수 있다”며 “130~140㎜Hg 안팎이던 수축기 혈압이 요즘 같은 무더위에 105㎜Hg 안팎으로 떨어지면 120㎜Hg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 혈압약 용량을 줄인다”고 말했다.

앤지오텐신 차단제와 고혈압약의 효능을 높이는 이뇨제를 한 알로 만든 복합제를 먹는 환자가 많은데 과도한 땀 배출로 혈중 나트륨이 갑자기 떨어져 의식을 잃는 저나트륨혈증 증세가 나타나 저혈압과 마찬가지로 자칫 생명을 잃을 수 있다. 따라서 평소 싱겁게 먹더라도 고혈압약을 먹는 환자는 땀으로 손실된 양만큼 물과 소금을 충분히 보충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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