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하지만 춥지 않은 바다가 그리울 때가 있다. 한여름 이글거리는 태양 대신 파도와 싸늘한 해풍, 그리고 햇볕이 하나로 녹아들어 온몸을 그대로 바다 앞에 드러낼 수 있는 해변은 어디인가. 

환상이 머리를 가득 채워 도저히 떨쳐낼 수 없는 순간 샌루이스오비스포(San Luis Obispo)로 떠난다.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의 중간 지점 태평양을 바라고보 서있는 센트럴 캘리포니아의 아름다운항구다.

샌루이스오비스포는 모로베이(Morro Bay)와 나란히 존재하는 곳 이다. 베이 한쪽에 돌출한 채로 우뚝선 거대한 암석 ‘모로 락’은 마치 작은 동산 하나를 옮겨 놓은 모양을 보여 준다. 

샌루이스오비스포와 바로북쪽에 위치한 모로베이는 바닷 바람을 폐에 채우고 싶고, 삶을 사색하고 싶으며, 신선한 굴과 생선으로 배를 채우고 싶은 관광객에게는 최고의 목적지다.

101번 프리웨이와 1번 퍼시픽하이웨이 그리고 태평양 연안을 잇는 암트랙 기차를 차면 모두 샌루이스오비스포에 닿을 수 있다. 더구나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에서 아침 일찍 서둘면 당일 여행이 가능하니 더욱 매력적이다. 

하지만 바다와 하늘을 온통 붉게 물들이는 석양을 넋놓고 보고 싶거나, 갈매기 우는 소리에귀 기울이며 오믈렛을 음미하는 아침식사 시간을 갖고 싶다면, 비수기를 맞은 모텔에서 하루 밤을 보내라. 쓴돈과 시간에 몇 배는 보상을 받을 것이다.  

칼폴리(Cal Poly) 주립대학교가 들어서 있는 곳답게 샌루이스오비스포는 의외로 젊은 활기가 넘쳐 난다. 농업이 주요 산업을 이루는 중가주 한복판에서 예상 밖으로 세련된 상점과 카페들이 외지인을 반긴다. 

다운타운 커피숍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다 보면 가게 안팎의 정경이 낯선 세계로 정신을 이끌어 간다. 마치 오래전 영화에서 마주친 평온한 소도시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샌루이스오비스포가 중가주의 안정된 도시 모습을 보여 준다면, 모로베이는 전형적인 어촌의 정취를 가득 선사한다. 

여전히 어선들이 들락거리며 새벽녘 잡은 해산물을 부두에 내려 놓고, 비린내 풍기는 투박하고 정겹기 그지없는 부둣가가 그곳에 있다. 그리고 모로베이의 상징인 ‘모로 락’ 너머 북쪽에는 한적하지만 아름다움에 감탄이 절로 새어나오는 중 가주의 비치가 숨어 있다.

샌루이스오비스포는 연중 내내 볼거리가 이어지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5월에 개최되는 캘리포니아 맥주축제는 세계적으로도 알아주는 행사다. 장장 200여 가지의 각종 맥주가 등장해 한바탕 장터를 이룬다. 

또 인근의 에드나 밸리 곳곳에 자리잡은 와이너리는 목가적 언덕과 골짜기에난 길을 따라 운전하던 관광객들이 자주 들르는 명소다. 

게다가 목요일 오후 6시에 문을 여는 야간 파머스마켓에서는 좀처럼 맛보기 힘든 정취에 젖을 수 있다. 어둠이 깔린 거리에는 각종 조명이 커지고 각종 음식과 옷가지, 장식용품, 과일과 채소로 가득찬다. 그리고 사람들은 한가롭게 야간 시장을 끝없이 오간다.

마돈나 인(Madonna Inn)은 지역 명물로 손꼽히는 호텔이다. 지난 1958년부터 각 객실을 주제별로 독특한 인테리어로 치장해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다. 또 1940년대에 지어진 프리몬트(Fremont) 극장은 지금도 대형 화면에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영화제가 열리는 팜(Palm)극장은 지난 1960년부터 사람들이 씹던껌을 건물 벽에 붙이기 시작해 특이한 구경거리를 선사한다.

거리를 걷다 지치면 애플팜(Apple Farm) 레스토랑에서 쉬어 가면 된다. 도시 중심가인 몬트레이 스트릿에서 베이커리를 겸해 운영되고 있는데 ‘시골 음식’은 물론 다양한 간식을 즐길 수 있다. 

해산물 요리를 먹으려면 모노레이 바로 앞에 위치한 지오바니(Giovanni’ s) 피시 마켓& 갤러리가 있다.

이 식당은 한인 손님들도 심심치않게 찾는데 크램차우더 조개 수프를 큰 사발이 넘치도록 담아 준다. 야외 식탁에 앉아 생선과 굴을 먹으며 베이의 절경을 바라보면 온갖 시름이 바람결에 씻겨 간다.

<유정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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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루이스오비스포와 모로베이는 중가주 해안의 특징을 모든 갖춘 상징적인 관광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