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보다 먹어보면 훨씬 맛있어요. 정말이에요.”

인근 올든부르그 태생인 바우어가 웃으며 강조한다. 하지만 그 역시 연례 케일 페스티벌에 들뜨기 까지는 수년이 걸렸다고 고백한다. 

“전에는 가고 싶지가 않았지만 한번 참여하고 나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이건 케일 행사가 아니에요. 케일은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요. 그보다는 함께 어울리고 소속되고 좋은 친구들이 되어보는 기회이지요.”

북극해에서 50마일 남쪽에 있는 이 지역에서 케일은 단순히 수퍼푸드 스무디에 들어가는 기본 재료 혹은 브로콜리보다 더 좋은 비타민 덩어리가 아니다. 시즌이고 행사이고 전통이다. 

독일의 연례 맥주 페스티벌인 옥토버페스트는 전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많은 지역에서 카니발 퍼레이드가 열리곤 한다. 

그러나 독일 북부지역인 올든부르그와 브레멘 일대에서 하이킹과 함께 잔치가 벌어지는 연례 케일 추수행사, 독일말로 그렌콜은 국제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대부분의 독일인들 역시 친근하지가 않다. 

올든부르그 시가 이 모든 걸 바꾸겠다고 나선 것은 몇 년 전이었다. 스스로를 독일의 ‘케일 하이킹 수도’라고 이름 붙이고 11월부터 2월말까지 겨울철 하이킹을 중심으로 한 각종 행사들을 홍보하기 시작했다. 

하이킹은 가족들나 친구들 혹은 직장 동료들이 그룹을 만들어 조직하고, 거리는 1마일에서 3마일 사이이다. 매년 케일 왕과 왕비를 뽑는데, 이들은 다음해 하이킹 노선을 정하고 행사들을 조직하는 책임을 맡는다. 물론 자원봉사이다. 

케일 축제 시즌 동안 지역 식당들과 술집들은 매 주말이면 북적인다. 하이킹으로 몸이 얼어붙은 사람들이 들어와 긴 테이블마다 앉아서 현지산 케일 요리들을 무제한 먹어치운다. 귀리를 채워 넣고 양념을 연하게 한 소시지인 그 지역 특산 먹을거리 핀켈도 나온다. 

얼마 전 토요일 밤, 연못가에 자리 잡은 하얀 건물의 식당 바세르뮐 바덴부르그에는 하이커들 10여 그룹이 식당 안을 메웠다. 하루 종일 말 방목장과 들판을 헤매고 난 후 따뜻하게 데운 포도주 한 잔씩을 즐기는 중이었다.

이를 위해 식당의 요리사들은 그 전날 아침 케일 잎사귀들을 씻고 썰고 삶았다. 케일은 조리한 후 하루가 지나야 제일 맛있다고 식당 주인은 말한다. 

조리 비법은 양파를 넉넉하게 준비해 돼지고기 비계에 볶은 다음 케일과 베이컨을 넣고 재료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붓고 익히는 것이라고 한 청년은 귀띔한다. 그는 22년 전 고향을 떠나 타지에 살고 있지만 케일 하이킹 축제 때면 종종 5시간을 멀다 않고 운전해 와서 친구들과 함께 어울린다. 

“그렇게 한 시간 정도 뭉근히 끓인 후 소금을 많이 넣고 후주 그리고 겨자를 약간 넣습니다.”

그리고 나서 한 시간을 더 조리한다. 

올덴부르그의 칼 폰 오씨츠키 대학 생물다양성 교수인 디르크 알바흐는 조리시간이 너무도 길다며 머리를 흔든다. 케일은 첫 서리가 내리기 전에는 추수할 수 없다고 믿는 것과 같이 오래 전부터 내려오는 관행 같은 것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탈리아에서 재배되는 순한 종이나 미국에서 인기 있는 종류와 달리 이 지역에서 흔한 질긴 케일은 쓴맛으로 유명하다. 

케일은 줄기에 오래 붙어 있을수록 훨씬 부드러워지고 기온이 떨어질수록 플라보노이드 함량이 높아진다고 한다. 

“17세기와 18세기 그리고 19세기까지만 해도 모든 농부는 각자 자기 종류의 케일을 재배했습니다. 완전히 지역 중심이었지요. 그런데 20세기가 되고 종자 판매상들이 등장하면서 이들 종류 중 많은 수가 사라졌습니다. 판매상들은 추수하기 쉬운 종류들을 권했지요.”

그렇게 게일의 종류들이 달라졌지만 옛날부터 전해내려오던 생각들은 그대로 남았다.

케일과 추위를 연결시키는 것은 너무도 강하게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혀 있어서 기온이 높을 경우 농부들은 케일을 팔기가 어렵다.

“시장에 훌륭한 케일을 내다 놓을 수는 있지만 날씨가 안 추우면 사람들이 사지를 않습니다.”

케일 축제에 하이킹을 접목시킨 것은 오래 전 부유한 영주들이 겨울철 재미를 위해서 시골 길을 나섰던 데서 유래하는 것으로 믿어진다.

그들이 몸을 녹이려 농부들의 집에 들르곤 했다고 이야기는 이어진다. 이 계절이면 어느 집 부엌에서나 야채 스튜 냄비가 뭉근하게 끓고 있으리라는 것을 그들이 알고 들어가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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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북부 지방은 지금 케일 페스티벌로 분주하다. 참가자들은 몇시간 씩 추운 시골 길을 하이킹하고 지역 식당에 들어가서 현지 산 케일 요리를 마음껏 먹으며 추위를 잊는다.                      <Lena Mucha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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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비펠스테드-그리스테드 지방에서 한 여성이 밭에서 재배한 케일을 추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