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희·임현우 교수팀 연구결과

근시 심해지면 안구 부풀어올라

망막에 구멍나거나 찢어질 위험

진행속도 8~10세가 가장 빨라


잘때 교정용 ‘드림렌즈’ 끼거나

희석한 아트로핀 점안해주고

스마트폰·컴퓨터 노출 줄여야



부모 중 1명 또는 모두가 근시이면 두 사람 모두 근시가 아닌 경우보다 소아청소년 자녀의 고도근시 유병률이 최고 11.4배까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어린이는 성장하면서 공 모양의 안구가 커지고 앞뒤로 늘어나면서 가까운 곳은 잘 보지만 먼 곳을 볼 때 물체의 상이 망막보다 앞쪽에서 맺혀 잘 안 보이는 근시가 생기는 경향이 있다. 

근시가 심해질수록 안구가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시신경 조직인 망막이 얇아진다. 어려서 고도근시가 되면 성인이 돼 망막에 구멍이 나거나 찢어지는 망막열공·박리, 망막신경절세포가 소실되거나 시세포의 기능이 떨어지는 녹내장 등으로 시력 손상 위험이 커진다. 근시는 일반적으로 19세쯤 되면 진행이 안 되지만 고도근시는 평생 진행되는 것도 문제다.

18일 성균관대 삼성서울병원에 따르면 임동희 안과 교수와 임현우 가톨릭대 예방의학과 교수팀이 지난 2008~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내용을 토대로 2,344가정의 5~18세 소아청소년 3,862명(평균 11.1세)과 이들의 부모(평균 부 43세·모 40.2세) 시력을 비교 분석했다. 


◇5~18세 소아청소년 64.6%가 근시

전체 소아청소년 가운데 근시는 64.6%(근시 유병률·2,495명)였다. 굴절도수(디옵터) -0.5 이하 -3 초과인 경도근시가 40.2%(1,553명)로 가장 많았고 -3 이하 -6 초과인 중등도근시가 19%(734명), -6 이하인 고도근시가 5.4%(208명)를 차지했다. 

이들의 근시 유병률을 부모가 근시인지 아닌지에 따라 세분화했더니 부모 모두 근시가 아니면 57.4%, 부모 중 1명 또는 모두가 △근시면 68.2% △고도근시면 87.5%로 상당한 차이가 났다. 

부모 중 1명 또는 모두가 근시나 고도근시인 소아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부모를 둔 자녀에 비해 근시 유병률은 1.17~1.37배, 고도근시 유병률은 1.46~11.41배까지 치솟았다.

임동희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시력에 영향을 미치는 나이·성별·비만도 등을 보정한 뒤 나온 결과로 부모의 근시와 자녀의 근시 사이에 인과관계가 확인됐다”며 “근시 부모의 자녀는 유전적 소인을 물려받은데다 (장시간의 스마트폰 사용과 컴퓨터 게임 등) 근시 발병·진행을 부추길 만한 환경적 요인이 더해져 근시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근시는 5~15세에 진행되며 8~10세 안팎에서 진행속도가 빠르다. 따라서 이 무렵 경도근시에서 고도근시로 진행되지 않게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공부, 스마트폰 동영상 보기, 컴퓨터 게임 등 가까운 곳만 주시하는 ‘근거리 작업’을 지속하다 보면 수정체 조절력이 약해져 근시 진행이 빨라진다. 그래서 근거리 작업을 할 때 30~40분 간격으로 5~10분은 먼 거리를 보거나 눈을 쉬어주는 게 좋다.


◇약한 망막·시신경은 교정 안돼

정기검진 필요=임 교수는 “근거리 작업을 많이 할수록 근시 진행이 빨라지는 반면 야외활동을 많이 하면 근시 진행이 늦춰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 만큼 자녀가 부모나 또래 아이들과 야외에서 함께 운동하거나 노는 시간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자녀가 경도근시라면 수면시간 중 ‘드림렌즈’를 끼도록 하는 게 현재로서는 가장 효과적인 치료방법이다. 

눈의 바깥쪽 각막 중심부를 눌러 망막과의 거리를 좁혀주기 때문에 깨어 있는 동안 안경을 쓰지 않고도 시력교정 효과를 볼 수 있다. 근시 진행속도를 절반 수준으로 늦춘다거나 안경 착용군에 비해 각막과 망막 간 거리가 길어지는 것을 43%가량 늦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고도근시용 드림렌즈도 있지만 아직 널리 사용되지는 않고 있다.

드림렌즈 대신 안과 진단·치료 때 눈동자(동공)의 크기를 크게 하는 아트로핀 성분의 산동제(散瞳制)를 희석해 하루 1~2방울 점안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임 교수는 “아트로핀 성분 점안제는 12세 미만 어린이에게는 사용하지 않지만 이를 100~200배로 희석해 점안하는 치료를 하면서 5년간 경과관찰한 미국·유럽의 임상연구에서는 어린이도 안전하고 드림렌즈와 비슷한 근시 진행 억제 효과를 나타내 삼성서울병원에서도 치료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만 19세쯤 라식·라섹 수술로 근시를 교정하면 가깝고 먼 곳 모두 잘 볼 수 있다. 안구 성장이 멈춰 안경 도수가 변하지 않게 된 지 1년 뒤에 받는 게 좋다. 

최태훈 누네안과병원 각막·시력교정센터장은 “고도근시의 경우 라식·라섹은 (경도·중등도근시에 비해) 각막을 많이 깎아야 해 시력 저하, 재발 위험 등이 커지기 때문에 그 대신 홍채와 수정체 사이 등에 렌즈를 넣어주는 수술(안내 렌즈삽입술)을 하면 0.8~1.0 정도의 시력을 가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안경이나 라식·라섹·렌즈삽입술로 시력을 교정하더라도 망막·시신경 등이 약해진 상태는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고도근시였다면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안과 검진을 통해 눈 건강에 이상은 없는지 확인하는 게 좋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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