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이민 . 졸업생 비롯, 파산자 재기에 도움

융자금은 은행 예치, 월부금 완납시 돌려줘



미국에서는 신용도가 생명이다. 신용을 입증할 기록(크레딧 기록)이 없다면 대출을 받기 힘들다. 따라서 자동차 융자도 어렵고 주택 모기지는 물론이고 아파트 렌트도 어려워진다. 대출금을 갚아 나갈 수 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로 크레딧 기록이다. 하지만 갓 학교를 졸업했거나 이민 온 사람들, 또는 파산 등으로 크레딧 기록이 엉망인 사람들의 크레딧 쌓기를 도와주는 프로그램들이 많다. 그중 하나가 ‘크레딧 빌더 론’(credit builder loan)다.



‘크레딧 빌더 론’은 글자 그래도 크레딧을 쌓는 융자다. 크레딧이 없는데 어떻게 융자를 받을 수 있느냐고 반문할 수 없다. 물론 그렇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간단하다. 

크레딧이 좋다면 당연히 즉시 대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크레딧이 없으므로 당장 대출금을 손에 넣지는 못한다. 대신 신청한 대출금을 대출 회사가 은행에 넣어 주고 신청자는 매달 약속된 금액과 이자를 내며 갚아 나간다. 모든 돈이 상환되면 은행에 넣어둔 돈은 신청자의 것이 된다는 개념이다. 결국 돈을 정기적으로 갚아 나가면서 없었던 크레딧을 쌓는 것이다. 

그렇다고 일반적인 융자 상품은 아니다. 보통 지역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언에서 제공하는 상품인데 대출을 받아도 정기적으로 페이먼트를 할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보여주는 기회를 준다. 결과적으로는 긍정적인 신용 기록을 쌓거나 다시 쌓을 수 있도록 해주는 크레딧 쌓기 상품이다.  

■크레딧 빌더 론의 목적

앞서 설명한 대로 ‘크레딧 빌더 론’은 쉽게 신용 기록을 개선하거나 쌓을 수 있도록 고안된 상품이다. 

‘크레딧 빌더 론’은 일반 융자와 정 반대의 개념이다. 

전통적인 일반 융자는 돈을 먼저 받고 이를 매달 이자와 함께 페이먼트로 되갚는다. 하지만 ‘크레딧 빌더 론’은 융자회사가 저축 구좌에 대출금을 입금시키고 돈을 빌리는 사람은 페이먼트와 이자를 모두 낸 후에 이 저축구좌에 있는 대출금을 찾는 방식이다. 따라서 ‘크레딧 빌더 론’은 돈이 당장 필요해서 받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더 좋은 크레딧 점수가 필요할 때 이용되는 일종의 크레딧 기록 쌓기 대출로 보면 된다. 


■어떻게 운영되나

금융회사 또는 대출회사는 대출 신청자가 원하는 금액을 저축 구좌나 CD에 입금시켜준다. 그러면 신청자는 입금된 대출금을 12개월 또는 원하는 기간으로 나눈 돈을 이자와 함께 매달 대출 회사에 갚아나간다. 모든 돈을 다 갚으면 신청자는 저축 구좌나 CD로 이미 입금된 대출금을 구좌 내에서 불어난 이자와 함께 일시불로 받는다. 대출회사가 주는 융자금액은 매  우 소액이고 대출 기간도 짧다. 

대출금은 보통 500~1,500달러이고 어떤 회사는 5,000달러까지도 가능하다. 상환 기간도 보통 짧다. 보통 6~12개월이지만 대출금이 많아지면 기간을 더 늘릴 수 있다. 이자율은 다양하다. 하지만 일부 대출회사는 이자로 낸 돈의 일부를 다시 신청자에게 돌려주기도 한다. 

신용평가 회사 에퀴펙스와 FICO에서 근무했던 크레딧 전문가 울자이머 그룹의 존 울자이머 회장은 “일반 대출로 보기보다는 일종의 훈련의 도구로 보면 된다. 융자로 대출도 간단하고 상환도 소액이므로 쉽다”면서 “돈이 전혀 없다거나 정말 무책임하지만 않다면 권할 만한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누가 이용하나

‘크레딧 빌더 론’은 최근 대학을 졸업했거나 갓 이혼 또는 갓 이민 온 이민자들에게 크레딧을 쌓을 수 있는 좋은 도구다. 또 파산과 같은 주요 신용 문제로 고생하는 경우에도 크레딧을 쌓기에 매우 유효하다. 

전국 크레딧유니언 협회의 조단 밴 리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처음 크레딧을 쌓는 사람들에게 잘 어울리기 때문에 하나의 틈새 상품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런 종류의 융자를 받을 때 크레딧이 거의 필요 없다. 또 구체적인 내용은 융자회사에 따라 결정된다. 

융자를 받으려면 일반적으로 돈을 갚아 나갈 수 있는 수입원을 보여주면 된다. 매달 50~100달러를 융자 기간 내에 갚으면 되므로 그다지 큰 수입원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하지만 아직 청산되지 않은 재정관련 판결이 있다면 대출을 받기 어려울 것이다. 리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경우라면 우선 판결 받은 융자부터 갚아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어떻게 신용도를 쌓을 수 있나

좋은 신용도를 쌓으려면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릴 수 있다. 하지만 성공적으로 ‘크레딧 빌더 론’을 사용하면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 담보 없이도 크레딧 카드를 발급 받을 수 도 있고 수년 내에 자동차 융자와 같은 매달 페이먼트를 내는 대출도 가능하다. 밴 리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첫 대출을 받았다고 해서 당장 고객들의 크레딧 점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지만 큰 도움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의할 점

우선 ‘크레딧 빌더 론’ 신청서에 서명하기 전에 페이먼트 기록이 3대 신용평가 회사에 모두 보고 되는지 알아본다. 만약 한곳에만 보고를 한다면 효과가 크게 줄어들 것이다. 

또 ‘크레딧 빌더 론’은 공짜가 아니다. 따라 수수료와 이자율을 꼭 알아봐야 한다. 어떤 대출회사는 소액이기는 하지만 신청비용도 받는다. 이자율은 회사마다 다르다. 어떤 회사는 한자리수 이자를 받는데 어떤 곳은 매우 높은 이자를 요구한다. 

특히 늦게 내거나 빠뜨린 페이먼트가 있으면 신용 평사 회사에 보고되기 때문에 크레딧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연체 하면 안된다. 


■크레딧 빌더 론 어디서 받나         

‘크레딧 빌더 론’은 커뮤니티 뱅1크나 크레딧 유니언, 온라인 대출회사들에서 주로 받을 수 있다. 

미국에는 약 5,600개의 크레딧 유니언이 있는데 이들 중 거의 1/4이 이런 종류의 ‘크레딧 빌더 론’을 취급하고 있다. 전반적으로는 미 전국 크레딧 유니언 고객 중 절반이 이 융자를 받고 있다. 

이런 융자를 받으려면 크레딧 유니언 멤버가 돼야 한다. 하지만 멤버가 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하므로 거주 지역 인근에 있는 크레딧 유니언을 찾아 어떤 서류가 필요한지 알아보면 된다. 

사실 ‘크레딧 빌더 론’은 은행 입장에서 별로 돈벌이가 되지 않는 상품이다. 그래서 많은 금융 회사들이 이를 취급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은행과 크레딧 유니언은 이런 저 위험 상품이 결국 자동차 융자와 모기지 같은 전통 대출 상품으로 고객들을 안내해주는 일종의 연결 고리로 생각한다.

‘크레딧 빌더 론’은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진 상품은 아니다. 하지만 매우 유용한 상품이므로 거래 은행이나 크레딧 유니언에 이 상품이 있는지 문의해 보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1st 파이넌셜 페더럴 크레딧 유니언’은 최소 500달러에서 최대 1,000달러까지 12개월간 상환하도록 한다. 이자는 12%이며 페이먼트 기록은 신용 평가 회사에 보고된다. 제때 페이먼트를 한다면 이자의 50%를 되 돌려준다. 

▲ 고객들의 신용도 향상을 위해 운영하는 선라이즈 은행의 ‘크레딧 빌더 프로그램’에 따르면 대출금을 CD에 입금시키고 고객이 상환하는 동안 CD에 쌓인 이자는 상환이 완결된 후 고객이 가져간다. 대출금은 500달러, 1,000달러, 1,500달러이며 매달 갚아야 할 원금과 이자를 정해진다. 고객이 낸 페이먼트 기록은 3대 신용평가회사에 보고된다. 

▲텍사스 어스틴의 ‘셀프 렌더’(Self Lender)는 고객들의 재정적 건강을 돕는다. 여러 은행들과 제휴해 CD 상환 융자를 제공한다. 고객이 가지고 있는 돈으로 해당 은행에 CD를 개설하면 은행은 동일한 금액의 라인오브크레딧을 제공한다. 페이먼트 한 기록은 신용평가회사들에 보고된다. 고객이 CD에 넣은 돈은 대출 담보가 되는 셈이다. 

12개월 또는 24개월 상환 기간에 525달러, 545달러, 1,000달러, 또는 2.200달러를 최고 15.65%(올해 초 이자율)까지 대출해 준다. 고객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8점으로 매우 높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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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를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 딛거나 새 이민자들은 크레딧이 없어 대출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을 돕는 ‘크레딧 빌더 론’을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다.                                                                            <Kimberly Salt/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