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에 돈 묶어두지 말고 현찰 보유

관리비 . 비상금 비치, 세금도 고려토록



플로리다나 애리조나와 같은 따듯한 날씨, 그리고 골프와 낚시 또는 해변을 산책하는 한가롭고 여유로운 은퇴 생활을 꿈꾸는 한인들이 많다. 그러나 이런 꿈들이 자칫 은퇴자들이 저지를 수 있는 실수가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낯선 곳으로 이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사전에 세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은퇴후 이주를 결정할 때 빠지기 쉬운 함정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전문가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날씨와 지형이 아름답다는 이유로 결정하지 말라.

은퇴 주거지 결정은 전망만 고려해서는 안된다.  일리노이의 ‘피어세일’ 재정 그룹의 벤 바지디 웰스 어드바이저는 “따듯한 주가 은퇴 생활하기에는 매우 적합한 곳이기는 하지만 생각하는 것 만큼 화려하거나 멋지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곳으로 이주해서 은퇴용 주택을 구입했다가 너무 지루하고 재미없어 다시 돌아오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결국은 집을 손해보고 팔 때도 있다”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방송이나 사진으로만 보고 멋진 기후를 상상해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 플로리다로 이주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클라마호 시티의 ‘익센셜 웰스 어드비아저’의 댄 루스 어드바이저는 “플로라다에서 한번도 살아보지 않았다면 실제 기후와 교통 혼잡 정도는 상상도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집을 구입하기 전에 현지를 직접 방문해보고 또 살고 싶은 지역에서 한 1년 정도 방을 렌트해 살아 보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머릿속에 그려보는 아름다운 전경과 한가한 시골 풍경에만 몰입하지 말고 한번쯤은 실제 모습을 냉정하게 들여다보는 것도 좋다. 

바지디 어드바이저는 “숲이 무성해 예쁜 곳이지만 쇼핑을 가려면 거리가 너무 멀고 또 병원에 많지 않다면 분명 좋은 은퇴 거주지는 아니다”면서 “자녀들과 순주들의 방문도 어려울 것이다. 또 여행이 쉽게 공항 가까운 곳으로 정했다고 해도 여행도 은퇴후 건강할 때 한 10년간만 가능하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날씨나 전경도 중요하겠지만 우선 나이든 시니어들에게는 의사나 병원 시설도 중요한 고려사항 중 하나다. 

나이가 들면 전문의를 찾아갈 일도 많아진다. 전문의를 만나려는데 2시간을 운전해야 한다면 결코 좋은 은퇴지라고 볼 수 없다. 30분 거리가 가장 적합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즐거운 은퇴생활을 위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쉽게 접할 수 있는 장소를 선택하라. 

예를 들어, 자녀들이나 손주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먼 타주로 이주하지 않을 것이다.  루스 어드바이저는 “어떤 사람들은 시골로 떠나 살고 싶어 할지 모른다. 하지만 가족이나 공항과 2시간 이상 떨어져 있는 한적한 해변의 집을 진짜 원하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는 있다”고 설명했다. 

■집에 현찰을 묶이게 말라

재정 플래너들은 은퇴 주택을 현금으로 구입하라고 조언한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반대한다. 

워빅은 가능하다면 다운페이를 많이하고 모기지를 빌리는 방법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워빅은 “이자율이 좋다면 집에 모든 현금을 쏟아 붓는 것 보다도 현금의 일부는 가지고 있는 것이 좋다”면서 “일단 주택에 현금이 들어가면 다시 찾아 쓰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고 조언했다. 

많은 사람들이 은퇴를 하면서 부채를 없애고 또 모기지도 모두 갚고 싶어한다. 하지만 가지고 있는 현금을 모두 새집에 쏟아 부어버리면 필요할 때 그 돈을 찾기 힘들다. 

루스 어드바이저는 “아직도 이자율은 매우 낮은 수준”이라면서 “다운페이먼트를 많이 하고 나머지는 모기지를 빌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주택 관리비를 고려한다. 

은퇴용 주택을 구입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관리해 나갈 수 있는 충분한 재정이 있는지를 계산해야 한다. 

비보 어드바이저는 “지나치게 많은 모기지로 인해 부담스럽게 살고 싶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가지고 있는 자본을 모두 써버리지는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90을 넘게 산다면 월 페이먼트를 낼 수 있는 정도의 모기지 정도가 적당하다. 

모기지 페이먼트 뿐만이 아니다. 

주택을 소유하고 있다면 매달 나가야 하는 각종 공과금이나 유지비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부동산 세금도 내야 할 것이다. 또 콘도나 타운하우스 스타일의 주택으로 이주한다면 어소시에이션 비용도 필요하다. 

또 주택 유지를 위한 비상금도 들어간다. 기상이변으로 바람이 불어 지붕이 날아간다거나 비가 많이 내려 지붕이 새기 시작하거나 벽난로가 내려앉는 등 살다보면 닥쳐오는 불운한 일들을 겪을 지도 모른다. 

비보 어드바이저는 “주택뿐 아니라 타고 다니는 자동차 역시 예기치 않는 수리비로 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긴급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비상금을 빨리 조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일정 금액의 비상금은 비치해 두는 것이 좋다. 특히 배우자의 사망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배우자가 사망하면 소셜시큐리티 연금이 두 개에서 한 개로 줄어든다. 수입원이 줄어든다는 말이다. 

집안일을 도맡아 했던 남편이 죽었다면 남편의 일을 대신해 줄 누군가를 고용해야 한다. 

■세금을 고려한다. 

새로운 곳으로 이주를 한다면 재산세에 대해서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재산세와 판매세를 잘 조사해 봐야 하고 은퇴 수입에 대한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어떤 주는 소셜시큐리티 연금과 직장 은퇴 연금에도 세금을 붙인다. 또 많은 재산을 자손들에게 물려주면 상속세를 부과하는 주도 있다. 따라서 타주로 이주할 계획이라면 이런 세금 관계에 대해서도 잘 알아둬야 한다.                                             

■나이 든 사람에 맞게 지어 졌나

계단이 많은 집은 나이가 들수록 좋은 집이라고 볼 수 없다. 

펜실베니아 랭케스터의 ‘스퀴닉스’ 대표 조 워빅은 “나이들어서도 살 수 있는 집인지 꼭 확인해야 한다”면서 “휠체어나 보행 보조기가 들어갈 수 있는 최소 36인치 이상의 출입구가 있는지도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애리조나로 이주하기 위해 주택을 보러 다니고 있는데 계단이 있는 집은 가격이 매우 싸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계단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만약 2층 이상의 집을 소유하고 있다면 파는 방법도 고려해 보는 것이 좋다. 팔고 싶지 않다면 나이든 사람들이 살기 좋도록 큰 돈을 주고 업그레이드 시켜야 할 것이다. 

오하이오 아본의 투자그룹 ‘JL 스미스 그룹’의 브라이언 비보 파이넌셜 어드바이저는 “나이를 결코 얕잡아 봐서는 안된다”면서 “단층집 또는 안방과 목욕실이 1층에 있는 집이 가장 적합하다”고 추천했다. 


                        <김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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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위해 멋진 전경과 날씨가 좋은 지역으로 이주하려는 한인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주를 결정하기 전에 꼭 점검해야 할 점들이 있다. 그래야 후회를 하지 않는다. 

<Jon Krause/The New York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