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V가 구강·항문암 유발

2번 접종하면 90% 감염예방

부작용 우려는 기우에 불과



미국, 스위스, 캐나다, 호주에서는 남성에게 무료로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실시한다. 자궁경부암은 전 세계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이처럼 흔한 여성 질환에 대한 예방접종을 국가가 나서서 남성에게 맞히는 게 어색해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궁경부암의 원인과 예방접종의 효과를 알면 남성도 예방접종을 맞는 현실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과 질을 연결하는 부위에 악성 종양이 발생해 생기는 질병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요 원인이다. HPV는 자궁경부암뿐만 아니라 남성에게 구강암, 항문암, 성기사마귀 등을 발병하게 한다. 

남성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다. 영국에서도 자궁경부암 백신이 비용 대비 효과가 높아 접종 대상을 남성으로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은 지난 2016년부터 만 12세 여성 청소년을 대상으로 자궁경부암 무료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HPV는 성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남녀 모두 성 경험 전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을 하는 게 효과가 좋다. 특히 어릴 때 맞으면 세 번 맞아야 할 주사를 두 번만 맞아도 된다. 두 번만으로도 접종 효과가 보이기 때문이다. 의학계에서는 9~13세를 대상으로 접종할 것을 권하고 있다. 예방접종을 통해 인유두종 감염을 90% 이상 막는다. 

높은 예방률에도 불구하고 다른 국가 예방접종에 비해 자궁경부암 예방접종은 접종률이 낮은 편이다. 

지난 2013년 일본에서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고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다. 당시 일본 후생노동성은 백신 접종과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으나 여전히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높다. 

전문가들은 접종 후 통증, 부어오름, 두드러기, 발열, 근육통 등 반응이 나타날 수 있지만 수일 내 회복 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2016년 국가 예방접종 사업 시행 이후 현재까지 접종된 67만건 중에 신고된 이상반응은 53건(0.008%)에 그친다. 이상반응으로 일시적 실신 및 어지러움 등이 대부분이다. 사망, 장애 등 중증 장애는 한 건도 접수 안 됐다. 

박성택 한림대학교 강남성심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등에 잘못된 부작용 정보가 적지 않아 이를 보고 예방접종을 피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예방접종과 암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고 있으면 접종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