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신처럼 신랑신부의 사랑도 영원하기를 

전통보다 개성 강조… 하객 반응도 좋아



뉴욕, 새그 하버에 사는 린지 모리스와 스티븐 먼신 부부는 지난해 10월 조카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사랑하는 질녀 레슬리 메리노프가 브라이언 콰시엔스키와 결혼을 한다기에 식이 열리는 브루클린에 갔다가 50여년 평생 한번도 해보지 않은 새로운 경험을 했다. 바로 문신이었다.



린지와 스티븐은 난생 처음 문신을 하면서 문신 스튜디오를 찾아갈 필요도 없었다. 질녀 결혼식에 간 것이 전부였다. 그들은 사전에 듣기는 했다. 결혼 리셉션장에서 신랑 신부가 하객들을 위해 문신 이벤트를 준비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우리는 문신을 할 계획이 없었지요.”

사진작가인 린지는 말한다. 그런데 결혼 축하파티가 한껏 무르익은 그날 밤, 부부는 문신 아티스트의 마지막 손님으로서 50여년 문신이 없던 몸에 문신을 새겼다. 각각 손목에 숫자 ‘11’을 새긴 것이었다. 둘 다 생일의 날짜가 11일이기 때문이다. 

“크기가 작고 금방 된다는 점이 마음을 끌었던 것 같아요.”

뉴욕 지역 잡지 발행인인 스티븐은 말한다. 

“무슨 대단한 도전이나 투자 같이 여겨지지 않았어요. 린지가 부추겼지요. 나는 너무 취해서 순순히 따랐을 뿐입니다.”

사랑하는 질녀의 결혼을 기해서 한 것이니 문신이 더욱 의미 있어 보이고, 한마디로 ‘멋진 파티였다’고 그는 말한다.

당연하겠지만, 신랑과 신부는 문신을 즐겨했다. 신부 레슬리는 인생의 특별한 순간이 있을 때마다 문신으로 기념을 해서 이들 문신을 ‘내 인생의 로드맵’이라고 부른다. 몇 개나 될까 세어보기 위해 스웨터 양팔을 걷어 올리지만 거의 즉시 포기하고 만다. 

결혼식 계획들을 세우면서 그는 영원히 간직해야 할 순간으로 이보다 더 중요한 게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문신 이벤트를 생각했다.

신랑 신부는 문신 아티스트로 LA 인근에서 활동하는 브라이스 오프란디를 결혼식 리셉션에 초대하기로 했다. 레슬리는 브라이스의 문신을 대단히 좋아하는 팬으로 인스타그램을 통해 그의 팔로워가 되었다.

뉴욕에서 그와 만나 술을 한잔 한 자리에서 레슬리는 즉각 그에게 결혼식에 와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느긋한 기운이 마음에 들었던 것이다. 

신랑 신부는 문신 아티스트를 초청하며 그의 여행비용과 호텔 비를 담당하고 그의 작업 시간에 대한 비용을 지불했다. 디자인은 몇 가지로 제한하고 크기가 작은 문신을 하기로 했다. 신랑신부의 계획으로는 400명이 넘는 하객들 중 잘 해야 몇 명이 문신을 할 것이었다. 하지만 브라이스는 그날 밤 파티가 끝날 때까지 20여명의 하객들에게 문신을 했다. 

결혼식에 문신 아티스트를 초청한다는 것은 일종의 전통을 깨는 일이다. 오래된 전통을 뒤엎고 결혼식을 신랑신부 개성을 살린 행사로 만드는 것이다.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세계를 만들었다. 개개인의 개성을 높이 평가하고 개인적 브랜드들을 키우는 세계이다. 그런 추세가 결혼식에도 미친 것이라고 웨딩 웹사이트 놋의 크리스텐 막스웩 쿠퍼 편집장은 말한다. 

“결혼하는 커플들이 더 이상 쿠키 커터로 잘라낸 듯 똑같은 것을 원하지 않습니다. 커플로서 자신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멋진 파티를 열고 싶어합니다.”

펜실베니아, 랜스데일의 문신 아티스트인 로버트 피오르는 문신 경력 22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결혼식 문신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지난해 6월 웨딩 타투어(Wedding Tattooer)를 개업했는데, 그때부터 문신 서비스와 관련한 문의가 2,000건이 넘게 들어왔다. 

결혼식 리셉션에서의 문신 이벤트를 위해 그는 골프공 사이즈만한 디자인 4~6개를 미리 만들었다. 손님들이 이들 중에서 디자인을 선택하면 다리, 팔 혹은 어깨에 문신을 해주는 것이다. 가슴이나 다른 좀 내밀한 부위에 대한 문신은 보통 사절한다.

그가 이 비즈니스를 시작한 것은 거의 우연이었다. 

“2016년 11월 사촌이 결혼을 하면서 그 몇 달 전에 전화를 했습니다. 리셉션 장에서 뭔가 멋진 걸 하고 싶다더군요. 그래서 이런 저런 아이디어들을 주고받다가 내가 말했지요. 그냥 내가 가서 문신을 하면 어떨까? 하고요.”

결혼식 문신 패키지 중 가장 큰 것은 1,250달러짜리이다. 4시간짜리 이벤트로 그 시간 내에 원하는 모든 손님들에게 문신을 해준다. 문신 하나 하는데 드는 시간은 10~15분이며 문신 스텐실을 미리 붙이고 끝난 후 밴드를 붙여주는 등 보조 역할의 조수가 한명 동행한다. 

결혼식장에서 문신하는 사람들은 문신에 친숙한 사람들만이 아니다. 

“보통 문신 같은 건 생각도 안하던 커플이나 손님들이 가족들과 친구들 사이에 둘러싸여 있으면 마음이 동합니다. 문신에는 절대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 문신을 한다면 바로 이런 때입니다.”

결혼식장 문신 이벤트는 일종의 크로스오버 같은 느낌을 주면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킨다고 그는 말한다. 

브루클린의 문신 아티스트인  캐런 글래스는 3년 여 전 한 결혼식에서 문신을 하면서 참석자들이 색다른 경험을 하는 것을 보았다. 

“몇몇 사람들은 난생 처음 하는 문신이었어요. 신랑의 어머니도 그 중 한사람이었지요. 손님들이 환호하면서 사진을 엄청 많이 찍더군요. 모든 사람들에게 놀라운 경험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문신은 하는 사람들만 즐기는 게 아니라 보는 사람들도 즐겼다고 그는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남들이 문신하는 것을 구경하면서 즐겼지요. 군중을 즐겁게 하는 좋은 행사였습니다.”

브루클린에서 한 레슬리의 결혼식에서도 친척들뿐 아니라 친구들도 문신을 했다. “모두가 너무나 즐거워했다”고 그는 말한다. 

“장소가 너무나 아름다웠어요. 이 시간이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기분들이었지요. 그 에너지를 조금 떼어내 영원히 보관하는 셈이지요.”

문신은 하객들에게 영구히 남는 파티선물이었다. 린지와 스티븐은 질녀의 결혼식에서 문신한 것을 기분 좋게 회고한다. “조금은 낭만적이고, 조금은 재미 삼아” 한 것이라고 했다.

“어떤 셔츠를 입든지 문신이 슬쩍 슬쩍 보이는 게 기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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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문신 경력의 로버트 피오르는 지난해부터 결혼식 문신만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이동식 스튜디오에서 결혼식 하객들에게 문신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