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과일 점유율 53%, 채소 31%

수송 및 저장기술 발달로

국내산보다 값 싸고 더 신선

 ‘질병 유발’ 우려도 기우에 불과



미국 수퍼마켓에는 겨울철에도 칠레산 포도, 멕시코 산 딸기류, 베트남 산 열대과일 등이 잔뜩 쌓여있다. 외국 농장에서 나오는 농산물이 우리 장바구니를 채우고 있는 것이다.

지난 수십년동안 수입이 꾸준히 증가한 결과 현재 미국인이 사먹는 신선한 과일의 절반 이상, 신선한 야채의 3분의 1이 다른 나라에서 온 것이다. 

지역 농가에서 거둔 제철 식재료를 식탁에 올리고 싶은 것이 많은 소비자들의 소망이지만 농산물 역시 글로벌화 추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아메리카 퍼스트’ 정책에도 불구하고 농산물 수입 증가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일 야채의 수입 증가는 대부분 남미와 캐나다에서 온 것으로, 지난 40년 동안 많은 여건의 변화와 도로, 컨테이너 수송 및 저장 기술의 향상이 가져온 것이다. 

이 기간 미국인들의 수입도 증가해 연중 신선한 농산물의 수요가 커졌고, 이민자들이 들여온 외국 농산물(예를 들어 아보카도나 망고)이 주류로 자리 잡는 변화도 있었다. 외국의 재배자들은 값싼 노동력에다 국제무역협정 등 수입 장애물이 줄어든 반면, 국내 농민들은 많은 규제에 직면해 생산을 멕시코 등 해외로 옮겨야 했다.

또 하나 잘 알려지지 않은 중요한 사실 하나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 농무부가 페루산 고추 등 특정 국가의 특정 농작물의 수입을 수월하게 하는 약 100개의 새로운 규칙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전에는 해충과 질병 때문에 수입이 승인되지 않았던 농작물도 새로운 시스템 접근법을 통해 허용되었다. 

최근 중국산 사과와 콜롬비아산 아보카도 등 많은 외국 작물들이 이러한 프로토콜을 통해 수입이 승인되었고, 지금도 몇몇 과일의 수입을 위해 새로운 규칙을 만드는 과정에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먹는 신선한 수입 과일의 비율이 1975년의 23%에서 2016년에는 53.1%로 증가했다(농무부 경제연구소 자료). 신선한 채소의 수입은 5.8%에서 31.1%로 올랐다.(그러나 미국은 여전히 농산물 수출국가로서 곡물, 콩, 육류, 견과류 등이 무역흑자를 내고 있다)

쉽게 다량 들여오는 망고, 라임, 아보카도, 포도, 아스파라거스, 아티초크, 호박 등의 1인당 소비가 크게 증가했고, 주로 미국에서 재배되는 복숭아, 오렌지, 양배추, 셀러리 같은 농산물의 소비는 떨어졌다.

소비자들에게 있어 수입이 늘어나서 좋은 점은 겨울에도 딸기와 포도 같은 과일을 얼마든지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먼 곳에서부터 수송해오는 수입 식품을 비난하는 의견도 있지만 건강에 좋다는 점에서는 누구도 탓을 할 수가 없다.

게다가 많은 수입 농산물은 국내산에 비해 가격이 싸고, 경쟁으로 인해 국내산의 가격도 떨어지는 결과를 가져온다. 심지어 수입 농산물이 오히려 국내산보다 신선한 경우도 많다. 봄에 뉴질랜드에서 금방 따서 수송되어온 갈라 사과는 작년 가을 미국의 과수원에서 수확한 사과보다 더 아삭하고 맛있는 것이다. 지금 마켓에 나와 있는 씨없는 포도는 칠레에서 한창 제철이기 때문에 품질 면에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 농산물은 운송과정에서 쉽게 무르기 때문에 일찍 수확하거나, 맛보다도 내구성이 좋은 품종이 선택되거나, 살충제의 사용이 그런 것이다.

또 대부분의 과일은 시간이 지날수록 산도를 잃고 맛은 떨어진다. 예를 들어 몇주가 지난 체리는 보기엔 멀쩡해보여도 먹어보면 맛이 심심하다. 야채 역시 마찬가지여서 가주와 워싱턴, 미시간에서 재배된 아스파라거스가 멕시코와 페루 수입산보다 통통하고 물도 많고 맛도 좋다.

한편 오래된 농산물은 비타민 C가 줄어들고 영양분을 잃는다든가, 수입산 야채 과일은 국내산보다 질병을 일으킬 우려가 크다는 속설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런 증거는 많지 않으며 그보다는 수입산이 미치는 건강 상 이점이 훨씬 크다고 강조한다.

일부 우려되는 것은 잔류 농약에 대한 것이다. 2015년 FDA 보고서에서 연방기준을 위반한 비율이 국내산 샘플은 2.2%인데 비해 수입산 샘플은 9.4%였다. 야채는 수입산 9.7%, 국내산  3.8%였다. 그러나 영양과 음식, 공중위생학 분야 전문가들은 그렇다고 해서 수입산을 피할 필요는 없으며 채소를 먹는 이점이 살충제의 해악보다 크다고 충고하고 있다.

유기농 농산물에 대한 평가 역시 의심되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과 코스타리카에서 온 오개닉 농산물이 과연 국내산 것과 마찬가지로 살충제를 쓰지 않았을까? 하지만 이 문제에 관해서는 특별한 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규칙대로라면 국내산이든 수입산이든 모든 유기농 제품은 현지 농장에서 잔류물 검사를 거치게 된다. 그러나 전문가들조차 유기농에 대해서는 수입 제품보다는 미국산 농산물을 더 신뢰하는 것이 현실이다.

또 하나 환경 문제가 있다. 수입산 과일야채는 원거리 운송 때문에 탄소 배출과 오염에 더 큰 해를 끼친다. 특히 신선도를 위해 항공으로 오는 값비싼 과일 야채가 그 주범일 것이다.

미국 농부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도움을 주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를 탈퇴하고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농가의 균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트럼프 정부의 불법 이민자 단속은 노동력 부족과 높은 인건비의 부담을 안고 있는 많은 미국 농부들에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어떤 단점이나 이점이 있든지 간에 수입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농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신선한 농산물 수입이 2016년에서 2027년 사이 45%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10년 후에는 우리가 먹는 과일의 4분의 3과 채소의 거의 절반을 수입산이 차지할 것이다. 다시 말해 현재 80% 이상이 수입되고 있는 생선과 비슷한 상태가 되는 것이다.

농산물 마케팅 협회의 캐시 민즈 부회장은 “미국서 생산하지 못하는 것은 수입하는 것이 당연하다”면서 그것이 불편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농무부의 통상자문 제이슨 하페마이스터는 무역의 증가가 대체로 농부와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었다고 말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농민들에게 공정한 거래가 되도록 노력하는 한편 소비자들은 자기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가격, 신선함, 원산지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농산물 수입이 계속 증가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 들려온다. 우리가 소비하는 농산물의 상당 부분을 미국에서 재배하지 않는다면 품질 면에서, 또한 환경문제에서 엄청난 손실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할 일은 가능하면 로컬 작물과 국내산 농작물을 선택하고, 덜 신선하거나 질 낮은 수입 농산물에 대한 경각심을 갖는 것이다. 시장에 그때그때 나오는 제철 과일과 야채를 식탁에 올리는 단순한 기쁨을 최대한 즐기라는 것이 공통된 조언이다.

미국인들이 국산 농산물의 혜택을 잃지 않으면서도 갈수록 세계화되는 수입 산의 이점을 누릴 수 있을지의 여부는 향후 10~20년 동안 결정될 것이다. 



2018040601010004657.jpg

수입 덕분에 겨울에도 딸기와 포도 같은 과일을 신선하게 먹을 수 있지만 잔류 농약문제, 환경문제 등의 우려를 낳고 있다.

 <walmartnewsno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