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부모님께서 겨울철이면 으레 ‘추운데 나가면 감기 걸린다’라고 하시는 말씀을 자주 들은 적이 있다. 그래서 ‘추우면 감기’라는 공식이 아직도 머릿속에 자리 잡고 있다. 그런데 정말 추우면 감기에 걸리는 것일까? 

 차가운 온도가 감기에 간접적인 영향을 주긴 하지만 춥다고 반드시 감기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감기의 사전적 의미는 ‘상부 호흡기 감염’(a viral upper respiratory infection)이고 흔한 증상이 기침이다. 사전적 의미에 따라 바이러스에 노출되지만 않는다면 감기에 걸릴 일도 없다. 

 소아과 전문의 스탠 스피너 박사는 “감기를 일으키는 바이러스의 종류가 매우 많다”라며 “그래서 평생 동안 감기에 여러 차례 걸리게 되는 이유”라고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추운 날씨를 감기의 원인과 연관 짓는 사람들이 많은데 스피너 박사에 따르면 추운 날씨가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다. 

 추우면 감기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하는 것은 감기 바이러스의 활동이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날씨가 추운 겨울철 실내에서 활동하는 시간이 많아지는 것도 감기 원인을 제공한다. 가정 주치의 마이클 L. 멍거 박사는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과 접촉이 많아질 수 있고 이에 따라 감기 환자와의 접촉 가능성도 높아진다”라고 뉴욕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겨울철 난방 장치 가동에 따른 건조한 실내 공기도 감기의 원인이다. 스피너 박사에 따르면 건조한 실내 공기가 콧속을 건조하게 만들어 콧물 흐름이 방해되면 면역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지 못해 감기 바이러스의 침투가 수월해진다. 실내 습도가 낮을 경우 감기 바이러스의 전파가 수월해지는 점도 감기 유발 원인이다. 

실내 습도가 높으면 재채기나 기침 등으로 공기에 퍼진 바이러스가 물 분자에 흡착돼 다른 사람으로의 전파가 차단된다. 그러나 건조한 공기 속에서는 감기 바이러스가 다른 목표물을 찾을 때까지 계속 떠다니며 감기를 일으킬 수 있다. 

 2017년 태국 마히돌 대학에서 실시한 실험실 연구에서 낮은 기온에서 면역 세포 기능이 떨어져 감기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능력이 저하되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2005년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실험에서는 하루에 약 20분간 찬물에 발을 담근 학생들이 감기에 잘 걸렸던 것으로도 관찰됐다.

      <뉴욕 타임스><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