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볼 수 없던 NRA 반대운동

개인·단체들 ‘총기반대’로 한마음

해시태그, 소셜 미디어 총동원 

NRA 제휴 기업들에 ‘불매’ 압력



미네소타 시골에 사는 주디스 피어슨의 집에는 총기가 많다. 사냥을 하고 여가를 즐기기 위해 쓰는 총들이다. 그렇게 늘 총기에 둘러싸여 살았지만 최근 플로리다, 파클랜드에서 일어난 학교 총기 난사 사건 이후 그는 더 이상 전국총기협회(NRA)를 두고 볼 수가 없다. 

은퇴 교장인 피어슨은 플로리다에서 총격범이 학생들과 교직원들 17명을 사살하는 데 사용한 AR-15 같은 반자동 소총들을 민간인들이 계속 구할 수 있도록 하려는 NRA의 태도에 진이 빠졌다. 그래서 플로리다 고교 총격사건이 일어난 날 그는 트위터 팔로워들에게 ‘보이콧NRA‘ 트윗을 날렸다. 

이 트윗은 지금 들불처럼 일어나고 있는 보이콧 운동 즉 기업들이 NRA와의 제휴를 끊도록 종용하는 거대한 운동의 한 작은 예이다.




멀리 LA에 사는 로라 만니노도 비슷한 생각을 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라스베가스 총기난사사건 직후 ‘NRA를 고갈시키라(Drain the NRA)’는 총기반대 그룹을 공동 설립했다. 이 단체는 NRA와 제휴하고 있는 기업들의 명단을 표를 만들었고, 플로리다 총격 후 LA 다운타운에서 총기폭력 반대 집회를 개최하는 데 함께 했다.

파클랜드 고교 참극 후 수많은 사람들과 조직들이 총기규제를 위한 전국적 싸움터에 모여들었다. 거기에는 성명을 발표하려는 개인들도 있고, 정서적 변화를 감지하는 총기규제 운동 조직들도 있으며, 비공식 학부모 클럽들, 마케팅 중역들, 틈새 미디어 그룹들, 유명인사들 그리고 총기난사 생존자들도 있다.

누구도 나서서 조정하지 않았지만 단지 생각이 같아서 모여진 일단의 트위터 해시태그들, 재 트윗 명단들, 페이스북 그룹들, 온라인 청원서들 그리고 조심스럽게 조직화한 캠페인들을 통해 총기반대 시위들이 진행되고 그 결과 주요 은행, 렌터카 회사들, 2개의 항공사 등 기업들이 공개적으로 NRA와의 제휴를 끊었다.

보험사 메트라이프, 사이버안보 회사인 시만텍, 자동차 가격 및 정보 웹사이트인 트루카 그리고 보험 브로커 록튼 어피니티도 NRA와 거리를 둔 10여개 회사들에 포함된다. 

수많은 보이콧 운동들이 있었어도 소비자들의 마음을 거의 사로잡지 못했지만 현재의 NRA 보이콧은 대단히 상징적 목적과 속도로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고 코넬 대학의 역사학 교수이자 보이콧 전문가인 로렌스 글릭만 교수는 말한다.

“이건 협의를 통해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 그냥 시작이 되어서 저절로 살아 움직인 것이지요. 내가 아는 한 NRA에 대항해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은 없었습니다.”

지금의 운동을 비공식적으로 통합하는 해시태그인 보이콧NRA(#BoycottNRA)는 지난 16일 트위터에 뜨기 시작하더니 지난 26일 기준 4시간 동안 1만번 이상 등장했다.

보이콧NRA 해시태그는 지난 2012년 연말 샌디 훅 대학살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떠다녔다. 그리고는 대형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직후 부글부글 끓어오르다가 별다른 행동을 고취시키지는 못하고 스러지곤 했다. 

지난 14일 플로리다의 마조리 스톤먼 더글라스 고교 총격사건 이후, 20여개 트윗이 이 해시태그를 언급했고, 그 다음날에는 30여개 트윗이 또 이를 언급했다.

이어 NRA 제휴 기업들 명단이 소셜미디어를 타고 퍼져나가기 시작하면서 본격적 보이콧 압박이 시작되었다. 

최초로 명단들을 퍼트린 매체 중 하나는 진보적 성향의 뉴스 웹사이트인 싱크프로그레스(ThinkProgress)이다. 싱크프로그레스는 샌디 훅 총기난사 사건 후 처음 명단을 보도했고 지난 20일 최신 명단을 다시 올렸다. 아울러 NRA 공식 크레딧카드의 웹사이트가 내려졌다는 사실도 알렸다. 지난 22일 해당 크레딧카드를 발급했던 오마하 퍼스트 내셔널 뱅크는 공식적으로 NRA와의 제휴 종결을 확인했다. 

“그러고 나니 수문이 열린 겁니다. 많은 사람들이 정말이지 신속하게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싱크프로그레스의 설립자인 저드 리검은 말한다.

해당 기업들에 대해 NRA와의 제휴를 끊으라는 압력이 다방면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파클랜드 고교 총격에서 살아남은 학생들, 이들은 총기 규제의 목소리를 가장 강력하게 내는 총기규제 옹호자들이 되었다. 이들 중 일부는 소셜미디어 팔로워들이 수십만명에 이른다. 이들 학생들은 특정 기업들에게 오마하 은행을 따라 하라고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런가 하면 거대 자산관리 회사인 블랙스톤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총기업계 자금이 들어가있는지를 밝히도록 요구했다. 아울러 은행들과 페이먼트 처리회사들에는 총기관련 이체를 거부하라는 요청이 들어갔다. 

페이스북에 글들이 오르고 브루클린 부모들의 청원이 오르고, 하이킹 애호가들과 자전거 점포들은 REI 같은 아웃도어 상품 소매업체들과 소비자들에게 캐멀백(CamelBak) 상품과 벨(Bell) 핼멧 불매를 촉구했다. 이들 브랜드를 소유한 비스타 아웃도어(Vista Outdoor)는 총기와 탄약 제조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알리사 밀라노, 데니스 오헤어 같은 인기인들은 아마존 등 스트리밍 사이트들이 NRA 온라인 비디오 채널인 NRATV 방영을 중단하라고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다. 

할리웃 인사들과는 별개로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인 브래드 체이스는 아마존 사이트에서 NRA 채널이 나오는 것을 보고 아마존 반대 시위를 독자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마침 그의 오랜 친구의 아들이 파클랜드 총격에서 살아남았다. 그 친구와 함께 체이스는 지난 22일 ‘아마존 법무팀에 전화 걸기 캠페인 청원 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의 목표는 5,000개 서명확보였다. 그런데 27일 오후 이미 20만개 이상의 서명이 몰려들었다. 

“전염병처럼 번지는 총기폭력이 하룻밤 사이에 바꿀 수는 없다는 걸 압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일이지요. 느리고 느린 정부의 바퀴가 마침내 움직이기를 기다리는 동안 말입니다.”총기규제를 운동을 벌이는 엄마들의 모임도 있다. ‘미국 총기분별력을 위한 행동 촉구 엄마들(Moms Demand Action for Gun Sense in America)’이라는 모임은 샌디훅 참사 후 설립된 총기규제 운동 단체이다. 이를 설립한 섀논 와츠는 그동안 스타벅스 등 수백개 기업들이 매장 내에 총기소지 금지정책을 도입하게 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힌다. 

이 단체에는 10만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활동하며 이메일을 보내고 소셜미디어에 메시지를 올리는 일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파클랜드 고교 사건 이후 ‘행동촉구 엄마들’은 다른 사람들이 만든 해시태그들을 적극 활용하고, 다른 단체들이 조직한 운동들도 적극 응원하고 있다. 어느 특정한 단체나 사람이 운동을 주도할 필요는 없고 전체적으로 시끄럽게 소리를 내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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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소타의 은퇴 교장인 주디스 피어슨. 그의 가족들은 총을 늘 쓰며 사냥을 하고 여가를 즐겼지만 NRA가 AR-15 같은 반자동 소총을 민간인들에게 파는 것은 두고 볼 수 없다며 NRA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Tim Gruber - 뉴욕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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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규제 행동촉구 엄마들 모임을 만든 새논 와츠. 이 단체는 다른 사람들이 시작한 해시태그, 다른 조직들이 주도한 캠페인들을 적극 돕는다. 총기 반대 목소리를 시끄럽게 내는 것이 최선이기 때문이다.                               <Chang W. Lee -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