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의 성장 속도 느려 찾아내도 치료할 필요 없어

검사 중 합병증·감염 위험수술·항암치료 큰 스트레스

전립선·유방암 불필요 검사의사 말 못하고 의료비 펑펑

 

엘레나 알테머스는 89세이고 치매환자이다. 아이들 이름도 자주 잊어버리고 어떤 때는 자기가 메릴랜드에 살고 있는지 이탈리아에 살고 있는지도 알지 못한다. 11월 요양원에 입소한 그녀는 지난 여름 유방암 검사를 받았다. 딸 도로시 알테머스가 어머니에게 최상의 삶을 보장해드리고 싶다며 권한 검사였다.

그러나 노인병 전문의, 암 전문의 및 건강 시스템 애널리스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최상의 삶의 질을 위한다면 검사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이 많은 환자들에게서는 치명적인 불치병을 발견할 가능성이 매우 낮고, 비용도 엄청나게 많이 들뿐더러 후속 검사와 치료가 너무 공격적이어서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인들에 대한 암의 과다진단이 미국에서 만연해있다. 이 나라의 의료문화, 적극적인 캠페인 및 의사들에게 돌아가는 재정적 인센티브의 결과다.

미국 공중보건저널(American Journal of Public Health)에 따르면 엘레나 알테머스처럼 심각한 인지 장애를 가진 노인 여성 5명 중 1명이 정기적으로 매모그램 검사를 받고 있다. 매모그램은 제한된 예상 수명을 가진 사람들에게 권장되지는 않는데도 말이다. 

또한 앞으로 10년 안에 사망할 가능성이 높은 남자 노인의 55%는 여전히 전립선암 검사인 PSA 테스트를 받고 있다.

70대와 80대의 사람들에게 암 검사를 하면 대개 환자가 살아있는 동안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성장이 느린 종양을 발견하게 된다. 이런 환자들은 보통 암이 생명을 위협하기 전에 다른 질환들, 치매나 심장질환 혹은 폐렴 등으로 인해 죽게 된다고 뉴욕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의 일반 내과 과장 데보라 코렌스타인 박사는 말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립선암은 무해하다.

그러나 암 검사에 대한 환자와 의사들의 열의가 아주 높아서 이점을 과대평가한 나머지 검사의 위험에 대해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닥터 코렌스타인은 암 검사는 젊고 건강한 성인들의 삶은 연장하고 낫게 할 수 있지만 노인과 허약한 사람에게는 이득보다는 해가 더 많다고 말하고 검사로 인한 불안, 수술적인 후속 조치, 혹독한 치료가 이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일 의과대학 교수인 닥터 캐리 그로스 역시 “다른 만성질병을 가진 80대 노인이라면 암 검사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해로움이 이익을 능가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많은 의사들이 죽을 날이 얼마 남지 않은 노년 환자들에게 검사를 실시하여 치료할 필요가 없는 종양을 찾아내곤 한다고 지적한다. 학자들은 전립선암의 3분의 2와 유방암의 3분의 1은 과다진단의 결과라고 보고 있다. 

미국 외과의사 학회로부터 일반내과 학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의료전문 단체들은 의사들에게 제한된 수명을 가진 환자에 대해서는 암 검사를 하지 말라고 권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 암협회는 10년 이상 살 예정인 환자에게만 전립선암 및 유방암 검진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많은 말기 암 환자들이 다른 악성 종양에 대한 검사를 계속 받고 있다. 2010년 연구에서 폐, 결장 또는 췌장 종양을 포함한 악성 암을 가진 여성의 9%가 매모그램, 6%는 자궁경부암 검사를 받았다. 메디케어를 가진 남성은 불치의 암을 앓고 있는데도 15%가 전립선암 검사를 받았다.

지난 11월 환자 옹호단체들은 75세 이상 남자들의 전립선암 검사는 ‘가치가 낮은’ 의료절차 탑 5에 포함시켰다. 메디케어에서 75세가 넘은 남자들의 전립선암 검사로 소요되는 비용이 연간 1억4,500만달러, 75세 이상 여성의 매모그램 검사 비용은 4억1,000만달러에 달한다.  

사실 암 검사 비용은 매모그램이 평균 100달러인 것처럼 그다지 비싸지 않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 이후에 이어지는 후속 검사와 치료비가 엄청나게 올라간다는 것이다. 

불필요한 의료케어에서 나가는 지출의 대부분은 심장수술과 같은 드물고 큰 사건이 아니라 그보다 저렴한 서비스가 너무 자주 일어나는 데서 기인한다.

문제는 노인 환자들 자신이 검사를 계속 받으려 한다는 점이라고 하버드 의대 조교수인 닥터 마라 숀버그는 말했다. 매년 검사 받으라고 했던 사람에게 75세가 되면 이제 그만 받으라고 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위스콘신 주 매디슨에 사는 존 랜덜(78)은 자기가 90세 넘어까지 살 계획이라며 암 검사를 그만 둬야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자신의 기대 수명이 얼마이고 언제 죽을지 말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큰소리치는 그는 전문가들이 50~75세 환자에게만 권하는 결장내시경 검사도 계속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것은 지난 수십년간 암 검사가 필수적이라고 대중 인식 캠페인을 펼쳐온 결과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이 암 검사는 의무라고 생각하고 있고, 여자들은 매모그램으로 생명을 구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캠페인이 말해주지 않는 것은 지난 10년간 매모그램으로 생명을 구한 유방암 환자는 1,000명 중 1명이었다는 사실이다.

암 검사로 인한 위험은 훨씬 크다. 대장내시경과 같은 검사 도중 생기는 의학적 합병증은 75~79세의 환자들이 70~74세에 비해 거의 두배나 흔하다. 대장 내시경은 시술 전에 완전한 장세척이 필요한데 이 때문에 노인들은 탈수되고 기절하기도 한다.

PSA 검사는 전립선 생검을 해야 하는데 여기에 사용되는 바늘로 인해 환자의 약 6%가 감염되고 이 때문에 100명중 1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암 검사와 후속 테스트, 치료가 이어지는 동안 정서적 외상을 입는 노인도 많다. 특히 치매 환자들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지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옷을 벗고 은밀한 부분을 드러내거나 기계로 누르는 일을 당하면 굉장히 동요하고 분노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노인 여성 가운데 70%는 생검 당시 심각한 스트레스를 경험했다고 말한 숀버그 박사는 특히 관절염이 있는 여성들은 45분간 검사대에 누워있는 것 자체가 큰 고통이라고 설명했다. 유방암이 발견된 노인 여성들은 거의 모두가 수술받고 있는데 이로 인한 고통도 만만치 않다. 이어지는 호르몬 요법이 뼈의 통증과 피로감을 유발하고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의사들은 환자에게 검사를 그만두라고 하기보다 계속 받으라고 하는 편을 택한다. “검사 받으라”고 하기가 “이제 그만 받는 편이 좋겠다”고 말하는 것보다 훨씬 쉽기 때문이다. 환자에게 검사가 필요 없을 만큼 늙었다는 설명을 어떻게 할 수 있겠는가.  

또 많은 의사들이 암을 놓쳤다고 소송 당할까봐 겁이 나서이기도 하고, 미국 의료 시스템이 환자에게 많은 검사를 처방하는 의사에게 보너스를 주기 때문이기도 하며, 환자들은 검사를 많이 처방받을수록 더 많은 케어를 받는다고 생각하는 등의 여러 요인들이 얽혀서 풀기 쉽지 않은 난제로 남아있다. 

UC 샌프란시스코 노인병학 전문의이며 노인학자인 루이스 월터 박사는 의사는 환자의 건강을 돕기 위해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며 “많은 노인 환자의 경우 암 검진이 가장 시급하지 않으므로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검사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 대신 더 오래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노인들의 주요 쟁점인 낙상을 예방하고 우울증을 치료하며, 간병인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것, 또한 환자가 하루 15분 이상 운동하고 독감 예방주사를 맞도록 격려하는 등 건강 증진을 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노인 환자에 대한 암의 과다진단이 미국에서 만연해있다. 75세가 넘은 사람의 정기 검진은 건강상 득보다 실이 크다.                            <Molly Ferguson>
노인 환자에 대한 암의 과다진단이 미국에서 만연해있다. 75세가 넘은 사람의 정기 검진은 건강상 득보다 실이 크다. <Molly Fergu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