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따뜻한 지역 대개 선호
생활비, 의료수준 등 고려
해외는 멕시코, 캐나다 인기


어느 지역이 은퇴 후 살기 좋은 곳인가에 대한 조사 결과가 많이 나오고 있다. 미 전국을 대상으로 살기 좋은 은퇴 지역들을 소개하는 웹사이트 ‘최고 지역(Best Places)’ 창업자 버트 스펄링은 거의 40개에 가까운 관련 설문조사 결과들을 계속 사이트에 올린다. 미디어, 개인 재정관리 웹 사이트, 싱크탱크 하다못해 보험사들도 은퇴하기 좋은 지역들을 조사해 순위를 매긴다. 
조사의 질적 수준은 제 각각이다. 어떤 조사들은 대단히 분석적인 반면 별다른 근거도 내놓지 않고 그저 순위를 정한 조사들도 있다.
이렇게 조사도 많고 순위 발표도 많다보니 미국에서는 은퇴하면 떼를 지어 어디론가 이주하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은퇴 후 다른 곳으로 이주하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적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윌리엄 프레이 인구통계학자가 인구조사국 자료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지난 2015년 55세 이상 연령층 중 주 경계선을 넘어 이주한 사람은 0.6%에 불과하다(여기에는 현직에서 일한 사람들도 포함된다). 그리고 실제로 이주하는 사람들은 보통 여론조사들이 추천하는 지역, 보다 창의적이고, 때로는 추운 곳이기도 한 지역들로 가지 않는다. 
대부분 따뜻한 지역인 선벨트로 몰린다. 지난 2010년에서 2015년 사이 은퇴자들이 가장 선호한 지역은 모두 선벨트 주들이었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플로리다 그리고 네바다. 아울러 텍사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가 뒤를 이었다.
선벨트는 아직 은퇴할 마음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있다. 많은 베이비부머들이 한창 일할 나이에 선벨트 지역으로 이사 가서는 나이 들어서도 계속 거기에 머문다. 
하지만 좀 특이한 조사들도 계속 나오고 있다. 조사에서 보통 고려하는 요소들은 그 지역 생계비, 세금 부담, 의료 수준, 기후, 범죄, 문화적 활기 그리고 노년층 인구 등이다.
개인 재정관리 사이트인 뱅크레이트 조사에서 올해 1위를 차지한 지역은 뉴햄프셔이다. 이 조사에서는 뉴햄프셔를 비롯해 콜로라도, 메인, 아이오와, 미네소타 등 추운 지역들이 대거 포함되었다. 추운 지역 중 최고 은퇴지 순위라고 볼 수도 있다.
뱅크레이트는 설문조사 대상자들에게 은퇴 생활할 곳을 고를 때 무엇을 가장 중시하는 지 물어본 후 이 조사를 토대로 인기 은퇴지 순위를 결정했다. 응답자들이 주로 대답한 것은 생활비가 쌀 것, 의료혜택을 쉽게 받을 수 있을 것, 범죄율이 낮을 것 그리고 문화 행사나 체험 기회가 많을 것 등을 꼽았다.
“과거에 은퇴자들이 어떻게 했는가 보다는 지금 은퇴하는 사람들이 어디서 사는 게 좋은가를 알아보려 한다”고 뱅크레이트의 데이터 분석가 클래스 벨은 말한다.
경제 싱크탱크인 밀큰 연구소는 유타의 프로보-오렘을 추천한다. 이 연구소는 은퇴하기 좋은 곳이 아니라 미국에서 ‘성공적으로 나이 들어가기’ 제일 좋은 도시들의 순위를 매긴다. 
밀큰은 미 전국 메트로폴리탄 381개 지역을 83개 지표의 공공 데이터를 이용해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전반적 삶의 환경, 의료, 건강, 거주 형태, 취업, 교육 기회, 재정적 안정성 등을 다룬 지표들이다. 
밀큰 보고서는 또 노년층 중 보다 젊은 층(65세에서 79세)과 더 나이든 층을 구분해서 별도의 결과를 뽑아냈다. 나이에 따라 필요로 하는 것이 다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은퇴하기 좋은 곳을 대도시와 작은 도시로 구분해서 각기 순위를 매겼다.
밀큰이 뽑은 대도시 메트로폴리탄 지역으로는 프로보-오렘 외에 위스콘신의 매디슨, 노스캐롤라이나의 더햄-채플힐이 꼽혔다. 작은 메트로폴리탄 지역으로는 아이오와 시티가 1위를 차지하고 캔서스의 맨해탄, 아이오와의 아메스가 2위와 3위를 차지했다.
밀큰 부설 미래 노화 센터의 폴 어빙 회장은 밀큰이 선정한 순위가 다소 이상해보일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은퇴자들에게 이 곳으로 이주하라고 추천하는 게 아니라고 그는 말한다. 
“나이 들어서도 계속 일을 하며 활발하게 사는 추세입니다. 그리고 목적에 이끌린 삶을 살아갑니다. 우리는 이런 삶이 가능하도록 돕는 일련의 특성들을 평가하는 것입니다.”
미국 아닌 다른 나라에서 은퇴 생활을 원한다면 글로벌 은퇴 인덱스를 참고해볼 만하다. 매년 은퇴 후 살만한 곳으로 최상위 24개국을 선정해 해외 라이프스타일을 다루는 잡지이자 웹사이트인 인터네셔널 리빙에 게재한다. 
지표는 각 나라에 있는 해외 통신원들의 보고서를 기초로 여러 요소들을 기준 삼아 24개 각국의 점수를 매긴다. 부동산 가격은 어떤지, 어떤 혜택이나 할인을 받을 수 있는지, 비자 얻기가 얼마나 쉬운지, 어떤 사교생활과 오락이 가능한지 그리고 당연히 의료수준은 어떤지, 기후는 어떤지 등이 포함된다.
이 조사에서 멕시코는 5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그 외 상위를 차지한 다른 나라들은 파나마, 에콰도르, 코스타리카 그리고 콜롬비아이다. 타일랜드와 캄보디아도 인기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조사결과는 대단히 주관적이다. 통신원들의 보고에 전적으로 의지하기 때문이다. 
해외 은퇴와 관련 가장 많은 질문은 생계비 그리고 현지의 낯선 문화와 언어에 얼마나 쉽게 융화될 수 있는 가하는 것들이다.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은 언어이다. 
해외에서 살려면 그 외에도 비자문제, 기후, 의료시설을 반드시 알아봐야 한다고 인터네셔널 리빙의 제니퍼 스티븐스 편집국장은 말한다. 
미국 은퇴자들이 해외 은퇴생활에 대해 갖는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해외에서 소셜연금을 받는 은퇴자 숫자가 지난 2009년 말에서 2015년 사이 22% 증가, 39만명을 넘어섰다. 하지만 실제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스티븐스는 보고 있다. 많은 해외 거주자들이 소셜 연금을 미국 은행구좌로 받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보장국 데이터에 따르면 해외에서 은퇴생활을 하고 싶어 하는 미국 시민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나라는 캐나다, 일본, 멕시코이다. 
한편 은퇴 지역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스펄링은 은퇴지로 한곳을 선택해 계속 거기 살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다. 은퇴기는 보통 3단계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첫 단계는 활발하게 다니며 노년의 삶을 즐기는 단계, 다음은 활동을 줄이고 의료 문제에 신경을 써야하는 단계 그리고 마지막은 간호를 받아야 하는 단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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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조나의 세도나. 캘리포니아, 애리조나 등 선벨트 지역은 날씨가 따뜻해서 은퇴 후 살고 싶은 지역 1순위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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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의 벨링햄. 은퇴 후 낚시를 즐기고 싶은 사람들은 바다가 가까운 곳을 은퇴지로 선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