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혜택·인센티브로 가격 경쟁력 높아
“자동차 전기화는 되돌릴 수 없는 추세”


최근까지는 당신이 개솔린을 삼키는 자동차를 버리고 전기차로 갈아타려 해도 선택이 별로 없었다. 테슬라 모델 S 같은 7만달러대 고가 자동차를 고르거나 좀 더 가격이 낮은 3만1,000달러짜리 닛산 리프를 선택할 수 있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올해 이 모든 게 바뀌고 있다. 40종이 넘는 새로운 전기차들이 올해 미국시장에 나온다고 리서치 기업인 바움 & 어소시에이츠는 밝혔다. 이 가운데는 혼다 클레어리티 전기 세단과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미니밴등이 포함돼 있다. 소형 스마트 포르투는 아예 개솔린 모델을 완전 포기하고 전기차로만 미국시장에 도전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더 중요한 것은 셰볼레 볼트와 비슷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급속히 확산될 것이란 사실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 모드로 운행하거나 배터리가 다하면 개솔린 사용으로 변환할 수 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스포츠카에서 소형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차종에 적합한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또 충전소를 찾기 전에 파워가 다할지도 모른다는 운전자들의 두려움을 완화시켜주고 있다.
점점 더 많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들이 동종 차량의 다른 버전들과 경쟁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배터리 충전을 개스와 브레이킹에 의존하는 하이브리드인 기아 니로는 올해 같은 차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버전과 경쟁하게 된다. 사양은 서로 비슷하고 가격은 2만3,000달러대이다. 
이런 차량들의 가격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와 관련이 있다.비영리 단체인 자연자원 보호위원회의 사이먼 무이 사무총장은 “지난 6년 사이에 배터리 가격이 70% 정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각종 세제 혜택과 인센티브도 전기 차량들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일부 모델들에 대해서는 7,500달러에 달하는 연방정부 보조가 주어진다. 또 일부 주들은 추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뉴욕의 경우 일부 전기 혹은 연료전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2,000달러까지의 리베이트를 주고 있다. 총 9,500달러에 달하는 이런 혜택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게 되길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이들의 궁극적 목표는 소비자들이 전기 자동차를 다른 파워트레인처럼 여기도록 만드는 것이다. 마치 6기통과 8기통 사이의, 혹은 리어 휠과 올 휠 사이의 선택처럼 말이다. 금년 말까지 7종에 달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완전 전기 모델들을 내놓을 예정인 머세데즈 벤츠조차 약 10만달러부터 시작되는 대표 모델인 S-클래스 세단에 대해 비슷한 마케팅 전략을 적용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최신형 s-550e 플러그인을 8기통짜리 경쟁차종과 비슷한 가격에 내놓는다는 게 전략”이라고 말했다. 
메세데즈와 다른 업체들은 플러그인 테크놀러지가 자동차 성능을 향상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뉴욕 자동차쇼에서 메세데즈는 마치 레이스카처럼 연소엔진과 전기 모듈을 결합시켜 800마력 이상의 힘을 낼 수 있는 GT 컨셉 차를 선보였다. 금년도 포셰의 가장 성능이 뛰어난 자동차 가운데 하나는 2018년형 파나메라 터보 S E-하이브리드가 될 전망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인 이 차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60마일에 이르는 데 3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포셰 대변인은 “이 차의 가장 큰 이점은 회전력이다. 전기의 도움으로 60마일에 어느 차보다도 빨리 이르고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낙관적 분위기 속에서도 전기화를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은 현재의 연비 기준을 바꾸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따른 불확실성에 직면해 있다. 이럴 경우 전기차들은 큰 타격을 받게 된다. 2012년 채택된 연방기준은 새로운 차량들과 경트럭의 연비를 오는 2025년까지 갤런 당 54.5마일로 높이도록 요구하고 있다. 이런 기준을 낮추거나 없앨 경우 전기차 개발은 영향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많은 업체들은 캘리포니아를 예로 들며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한다. 캘리포니아는 청정대기법에 따라 독자적인 기준을 성정할 수 있다. 최근 캘리포니아의 관련 위원회는 기존의 기준을 그대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뉴욕, 펜실베이니아 등 다른 12개 주도 캘리포니아 규정과 보조를 맞추겠다고 밝혔다. 모든 주를 합하면 미국 자동차 시장의 3분의 1 이상이 된다고 무이 사무총장은 밝혔다. 그는 “이건 자동차 업체들에게 지킬 박사와 하이드 비슷하다”며 “엔지니어들은 예스라 하고 로비스트들은 노라고 한다. 입장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속력으로 나아가는 대형 유조선처럼 전기화는 되돌리기 힘든 추세가 되고 있다. 새로운 자동차를 디자인하고 만드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그리고 많은 전기차들이 현재 개발되고 있다. GM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가 장기적이고 자본 집약적인 업종이라고 강조했다. 기아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서 연료전지 차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자동차 개발을 위해 5년에 걸쳐 102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중국과 같은 다른 나라 자동차 업체들은 미국과 관계없이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개발을 위한 독자적인 인센티브들을 제공하고 있다. 혼다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같은 시장에서 여러 개의 다른 파워트레인들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런 모델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 그리고 수소 연료전지차 같은 옵션들을 제공하고 있다. 그저 전기 모터를 장착한 연소엔진 모델들이나 비실용적인 실험 차량들은 더 이상 없다. 메세데즈 관계자는 “이제 우리는 처음부터 플러그인 버전을 목표로 개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완전한 전기차로 가는 진입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플러그인의 순수 전기 운행 거리는 아직 미미하지만(벤츠 S-클래스의 경우 전기로만 갈 수 있는 거리는 13마일에 불과하다) 점차 개선되고 있다. 2010년 셰비 볼트가 처음 나왔을 때 개솔린으로 전환되기 전에 갈 수 거리가 35마일이었지만 올 모델은 거리가 53마일로 늘어났다. 
운전자들이 이런 모델들에 점차 편안함을 느끼면서 전기 재충전에 대한 불안감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순수 전기차들의 운행 거리도 늘어나고 있다. 기아 소울 전기차 버전은 93마일을 갈 수 있고 셰비 볼트는 238마일까지 주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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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새로 출시한 니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이 모델의 판매가격은 2만3,000달러부터이다.    <뉴욕타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