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11학년 자녀를 둔 어머니와 상담을 한 적이 있다.
이 어머니에 따르면 아이가 학교공부는 열심히 하는 것 같은데, 입시준비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는 것인지, 또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것 같아 고민이라는 것이었다. 특히 자신이 어느 대학에 가고 싶은 지, 그리고 자신의 현재 스펙으로 지원이 가능한 대학은 어디인지에 대해 스스로 찾아보려는 노력은 보이지 않고 친구들이 어디 어디 대학에 지원한다면서 자기도 거기로 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말을 할 때는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올라 더 이상 대화를 나누는 것조차 싫었다고 하소연 했다.


사실 이런 경험을 하고 있는 학부모들은 의외로 많다.
좋은 대학에서 공부한 뒤 번듯한 커리어를 시작하며 미래를 개척해 가는 모습은 모든 부모들이 바라는 공통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같은 기대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는 것은 그 자체 만으로도 커다란 실망을 낳는다.
이런 학생들을 만나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다 보면 발견하게 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이 목표가 없는 것이다.
자신이 장래 무엇을 하고 싶은 지, 아니면 무엇이 되고 싶은 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목표를 알지 못하면 열정은 더욱 기대하기 힘들다. 가야 할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데 정열을 어디에 쏟아 부을 것인지는 더 더욱 찾기 힘들 수밖에 없다.
두 번째는 자신이 현재 어느 위치에 서 있는지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자신의 학교 성적이나 대입 학력평가시험 점수, 과외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면서 지원 가능한 대학들을 정리하고, 그에 맞는 준비들을 하나씩 해가야 어느 정도의 성과를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없이 맹목적인 자세로 일관한다면 그만큼 얻는 소득도 적을 수 밖에 없다.
세번 째는 주변 환경이다.
보다 높은 꿈을 갖고 도전하는 경쟁적인 환경은 상당한 자극이 된다. 물론 이런 경쟁이 지나치면 오히려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지만, 적어도 경쟁은 긍정적인 긴장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무조건 부정적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본다. 특히 주변의 친구들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우정은 우정이고 자신이 갈 길은 다를 수 있고, 자신의 목표와 미래를 위해 다를 수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네번 째는 실제로 입시준비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잘 모르는 경우다.
입시정보의 홍수 속에서도 제목만 알지 그 안의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차 모르는 학생들이 적지 않다.
나는 이런 학생들에게 항상 세 가지를 강조한다.
우선 관심(interesting) 있는 분야를 찾고, 거기에 동기(motive)를 부여하며, 열정(passion)을 더하라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대학입시를 준비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칙이라고도 할 수 있다. 관심은 곧 흥미이고, 이는 자신이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왜 자신이 대학에 가야 하는지, 그리고 대학에 가서 무엇을 공부하고 배울 수 있으며, 얻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자신을 제대로 살펴봐야 한다는 조건을 이행해야 가능하다.
여기에는 관심사를 통해 스스로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물론 모은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것들이 자동적으로 포함된다고 하겠다. 여기에 동기가 부여된다면 열정은 자동적으로 따라오게 마련이다.
반대로 관심이 없으면 무엇을 하든지 그 의미를 찾지 못하고, 당연히 얻는 결과도 신통치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동기는 관심을 현실화 하는 중요한 에너지라고 할 수 있고, 자신의 목표를 구체화 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다. 그리고 동기를 얻음으로써 전력투구하는 열정을 통해 원하는 결과에 가까이 가게 만든다고 본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자녀를 윽박지르고,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라는 게 아니라 수시로 많은 대화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새로운 세상을 준비하기 위해 긍정적인 자세와 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곁에서 힘이 돼 줘야 한다.
남과 비교하는 것은 피하되 자녀의 현실을 함께 분석하고, 앞으로 더 나은 길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동반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다. 
시간을 되돌려 지금의 학부모들이 자녀만한 나이 때를 기억해 보자. 그 당시 학부모들은 자신에 대해 얼마나 큰 확신을 가지고 있었을까. 모든 것은 시간에 따라 사람이 겪어야 할 과정에 불과하고 자녀들 역시 부모가 겪었던 과정들을 비슷하게 걷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 속에서 부모의 많은 사랑과 격려를 통해 자녀가 희망과 용기를 얻고, 이를 바탕으로 자기가 가야 할 방향을 잡아가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적당한 자극을 통해 자녀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생각할 수 있도록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비전은 자녀가 혼자 찾는 게 아니라 부모와 함께 찾는 것이 더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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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은 물로 취업에 이르기까지 자녀의 비전은 혼자 세우는 것이 아니라 부모가 함께 도와줄때 건강하게 설 수 있다. 하버드 캠퍼스를 한 부모와 학생이 같이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