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주택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올해 미국 내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4일 CNBC는 부동산 전문 웹사이트 ‘질로우’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미국 내 전국 주택 가격은 2~3% 수준의 하락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주택 가격이 하락했던 시기는 1920~30년대 세계대공황시절과 지난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였다. 질로우의 예상이 들어맞는다면 코로나19사태로 세번째 전국 주택가격이 하락하는 셈이다.
경기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택시장의 속성을 고려하면 주택 가격의 하락 현상은 경기 침체 현상에 영향을 받고 있다.
질로우의 주택 가격 하락 전망은 올해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전년 대비 4.9% 감소하며 2022년 GDP 성장률이 역시 5.7%나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에 기초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택 판매도 크게 영향을 받아 올 봄 시즌까지 주택 판매는 50~60%까지 하락할 것으로 질로우는 전망했다.
하지만 주택 판매는 코로나19 확산이 누그러지면서 매달 10% 정도씩 회복세를 보이면서 2021년까지 주택 판매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여줄 것이라는 게 질로우의 전망이다.
스벤냐 구델 질로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주택시장의 기본 조건들이 예전의 대공황 시절보다는 전반적으로 훨씬 탄탄한 상황에 있다”며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주택 수요가 꾸준해 통상적인 주택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내 주택 가격을 놓고는 온탕과 냉탕이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CNBC는 전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주택 가격 지수는 전월 대비 0.4% 상승했다. 이는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6년 주택 가격에 비해서도 15.5%나 가격이 올랐고 경기가 바닥을 쳤던 2012년과 비교해도 59%나 상승한 수준이다.
질로우의 전망은 다소 회의적이다. 2021년까지 주택 가격은 3~4%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질로우는 전망했다.
영국의 경제 연구 전문 기관인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가 지난 3월에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2021년 초에 4%대로 주택 가격이 최대 낙폭을 기록한 뒤 그해 말까지 큰 변동없이 가격 하락폭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반해 주택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로런스 윤 수석경제학자는 올해 미국 주택 가격은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1.3% 정도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론을 펼쳤다.
지난주 ‘레드핀’의 자료에 따르면 주택 판매 물량은 연 22%나 줄었고 신규 매물 역시 40% 가량 줄었지만 주택 가격의 급락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국 주택 시장은 결국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 속도와 함께 소비심리 위축 정도에 따라 호황이나 불황으로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매체는 지적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