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전 세계적으로 혐오와 반감까지 확산시키고 있다. 바이러스는 상대를 가리지 않지만 불안이 고조되면서 인종과 종교에 따른 차별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양상이다. 이른바 ‘혐오의 팬데믹’이다.
중국에서는 아프리카인, 인도에서는 무슬림이 냉대를 받고 있다. 중국 광저우에선 8일 아프리카 출신 10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자 “아프리카인 1,000명이 격리시설을 탈출했다”거나 “광저우에 흑인 30만명이 살고 있다”는 등 ‘가짜 뉴스’가 꼬리를 물었다. 실제 거주자는 4,500명에 불과하고 탈출 사례도 전혀 없었다. CNN방송 등은 “흑인이라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나고 호텔에 묵지도 못하는 일이 빈발했다”고 전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13일 “아프리카는 우리의 소중한 친구”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중국에서 해외 유입 감염이 연일 100건을 넘나드는 만큼 상황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이 같은 일은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인도에선 무슬림이 ‘인간 폭탄’ 또는 ‘코로나 지하드’로 낙인 찍혀 무차별 핍박이 가해지고 있다.
미국에선 지난달 19일 아시아인 혐오ㆍ차별 고발사이트(AAPI Hate)가 개설되자 2주만에 1,200여건의 신고가 접수되기도 했다.
혐오와 차별은 질병 통제에도 최대 걸림돌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1918년 스페인 독감 유행 당시 미국에서 흑인들은 바이러스 전파자로 몰려 의료서비스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이로 인해 지역사회 감염이 악화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