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부동산 에이전트 K씨는 10일 출근해 회사 이메일을 확인하고는 깜짝 놀랐다 플러튼 지역에 65만달러짜리 주택 매물을 내놓은 지 하루 만에 7건의 구매 의사를 밝힌 오퍼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주택 구매자들이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주택 가격은 67만1,000달러로 올랐다. K씨는 “겨울 시즌임에도 주택 구입하려는 구매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실감한다”며 “오늘 오전에도 들어온 2건의 오퍼는 67만달러 이하를 제시해 정중하게 돌려 보냈다”고 말했다.
겨울 시즌 끝자락 한인 주택 시장의 구매 수요가 심상치 않다. 3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가 3년 만에 최저로 떨어지면서 이자 부담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주택 구매 수요가 증가하면서 올봄 한인 주택 거래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주택 가격이 많이 오른데다 주택 매물 부족 현상이 변수로 자리잡고 주택 구입자들에게는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10일 한인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주택 매물이 나오기 무섭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주택 구매자들이 소위 ‘실탄’이라 불리는 주택 매입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는 뜻으로 부동산 업계는 풀이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주택 자금을 마련하는 데 가장 많이 활용하는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3년 만에 최저로 떨어진 상태다.
국영 모기지 업체 ‘프레디맥’(Freddi Mac)에 따르면 6일 현재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이자율은 3.45%다. 1주 전 3.51%보다 0.06%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3년만 최저치다. 또한 이는 4.41%까지 치솟았던 지난해 같은 기간과 대비하면 거의 1%포인트가 떨어졌다. 15년 고정 모기지 평균 이자율도 2.97%로 역시 3년만 최저를 나타냈다.
낮은 모기지 이자율에 주택을 구매하려는 수요들이 늘면서 주택 판매 수량도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존 주택판매(계절조정치) 건수가 전월 대비 3.6%, 전년동기 대비 10.8% 증가한 554만채를 기록했다.
올봄 한인 주택 시장이 본격적인 호황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하지만 상승하고 있는 주택 가격과 매물 부족 현상은 한인 주택 시장의 호황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변수로 작용할 공산이 커졌다. 한인 부동산업계가 말하는 부동산 시장 호황은 중저가와 고가 주택 시장에서 주택을 판매한 판매자가 10~20만달러를 보태 새 주택을 구입하는 선순환 과정이 활발하게 일어난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현재 한인 주택 시장은 심각한 매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면서 옮겨 갈 주택 구입을 하지 못한 ‘잠재 판매자’들이 상당수에 이른고 있다는 것이다.
파이오니아 부동산 스티븐 김 대표는 “지금 한인 주택 시장은 저금리에 움직이는 면 보다는 매물이 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형국”이라며 “신규 주택 건설과 같은 특단의 변화가 없는 한 올해는 같은 기조로 시장은 흘러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승 일로에 있는 주택 가격도 한인 주택 시장의 호황을 가로막는 장애물 중 하나다. ‘레드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미국 주택 중간가격은 전년동기 대비 6.9% 올랐다.
남가주한인부동산협회 빅토리아 임 회장은 “한인 주택 시장은 현재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주택 가격의 상승세는 계속 유지돼 최초 주택 구매자들의 주택 구입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남상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