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지역 71개 학교에 8,000여명 학습 열기
백인 등 타인종 대부분 교사는 부족, 대책 시급
한류 열풍이 거세게 불면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미국 학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LA 지역에서는 70여개의 공립학교들이 한국어반을 개설해 8,000여명의 학생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을 정도로 한국어 학습 열기가 뜨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LA한국교육원(원장 오승걸, 이하 교육원)에 따르면 지난 해 마지막 학기 기준 LA 통합교육구 산하 각급 공립학교들 중 한국어반을 정식 개설해 정규 과목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학교는 71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학교 한국어반에 등록해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미국인 학생은 8,02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어 반 개설학교 63곳에 7,816명이 수강했던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학교는 8개가 늘었고, 학생 수는 205명이 증가한 것이다.
오승걸 교육원장은 “지난해 한 학교가 내부 사정으로 인해 한국어반을 폐쇄했지만 9개 학교에서 한국어반을 신규 개설해 오히려 8개 학교가 늘어났다”고 말했다.
1년 새 9개 학교가 한국어반을 신규 개설하고, 200여명의 수강생이 늘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것이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LA 지역 학생들은 최근 5년간 가파르게 증가해 연 평균 400여명씩 급증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교육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년 49개교, 5,910명, 2015년 55개교에 6,868명, 2016년 59개교에 7,173명, 2017년 62개교에 7,692명으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2014년부터 2019년까지 한국어반 개설 학교가 22개 늘고, 학생수는 2,011명 증가한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현상은 한국어를 배우려는 학생 대부분이 한인이나 아시아계 학생들이 아니라 백인이나 히스패닉, 흑인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지난 해 9월 한국어반을 새로 개설한 사우스LA의 ‘커버 미들스쿨’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학교에는 한인 학생뿐 아니라 아시아계 학생도 없는 흑인 학생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곳이지만 타인종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K팝’동아리가 강력히 요구해 한국어반이 개설됐다.
교육원에 따르면, 한국어 노래의 가사 내용을 이해하고 싶었던 학생들이, 이 학교에서 다른 과목을 가르치고 있던 한국계 선생님에게 한국어반을 개설할 수 있냐고 자문을 구했고, 이 선생님이 학생들의 수요와 관심을 학교 측에 전했던 것이다.
한국어 수강생은 쑥쑥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문제는 늘어나는 학생들을 감당할 한국어 교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교육원에 따르면 작년 LA 한국어반 교사는 160여명으로 전체 학생수 8,021명과 대조하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약 50명에 달할 정도로 교사가 부족한 실정이다.
캘리포니아의 교사 자격 조건이 까다로워 정규 학교에서 가르칠 수 있는 한국어 교사 양성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어 교사를 하려면 일반 교사 자격에 더해 한국어 전공 자격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교육원 측은 다른 과목을 가르치는 한국계 교사들에게 한국어 부전공을 권하는 등 ‘우회적’인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