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미국에 치명적인 날"

일주일 간 대형 총기 사건 4건 

일부 사건 '증오범죄' 가능성 



주말인 3~4일 전국에서 13시간 사이에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간 두 건의 총기 난사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미 전국이 또다시 충격에 빠졌다.

3일 오전 10시께 텍사스주 국경도시인 엘패소의 대형 쇼핑몰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해 20명이 사망한 데 이어 4일 오전 1시께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용의자 포함 10명이 사망하는 비극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서부 캘리포니아의 음식 축제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지 채 1주일도 안 돼 30명이 사망하고 50명 넘게 부상한 2건의 사고가 연이어 터진 셈이 됐다.

올해 미국 내에서는 3명 이상이 사망한 총기난사 사건이 총 32건 발생했고, 이 두 사건을 포함해 올해 들어 모두 125명이 총격으로 사망했다.  특히 일부 사건의 경우 백인 인종우월주의에 기반한 증오범죄 가능성이 제기돼 정치적 논란과 함께 총기 규제를 둘러싼 공방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길로이 충격 가시기도 전에

일주일 새 벌써 4번의 대형 총기사고가 발생했다. 지난달 28일 캘리포니아주 북부에서 매년 열리는 음식 축제인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총격이 발생해 용의자를 포함해 4명이 목숨을 잃었다. 뒤이어 지난달 30일 오전에는 미시시피주 사우스헤이븐의 월마트에서 월마트 전 직원으로 알려진 총격범이 총탄 10여발을 쏴 동료 월마트 직원 2명이 숨지는 비극이 빚어졌다

특히 이번에 사고가 발생한 텍사스주 엘패소의 경우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는 도시여서 토요일 오전의 총기 소식을 들었을 때 도시가 마비됐다고 CNN은 분위기를 전했다.

데이턴 총격사건이 발생한 오리건 지구는 술집과 식당, 극장 등이 많은 시내 중심가에 있다. 최근 들어 발생한 4건의 총기사고가 모두 사람들이 밀집된 쇼핑몰이나 행사장, 유흥가 등 공개된 장소에서 일어난 셈이다.

CNN은 '미국에 치명적인 날'이라고 표현한 뒤 "폭력으로 가득찬 일주일은 주민들이 동요하고 좌절하고 슬퍼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사고들이 미국을 충격에 빠뜨렸고, 일부 정치인들로부터 총기규제 강화 요구를 촉발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증오범죄 가능성에 '주목'

최근 벌어진 일련의 사건 중 일부는 백인우월주의에 기반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있어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엘패소 총격범의 경우 그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불편한 진실'이라는 내용의 성명서에서 "히스패닉이 내가 사랑하는 텍사스주 정부와 지방정부를 장악할 것이며, 그들의 입맛에 맞는 방향으로 정책을 바꿀 것"이라며 이민자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냈다. 또 "이번 공격은 히스패닉의 텍사스 침공에 대한 대응"이라며 범행 이유를 설명하는 듯한 내용도 있었다.

CNN에 출연한 한 전문가는 쇼핑몰 내부 영상 속 총격음이 자동소총을 연사할 때처럼 연속적이지 않고 한 발씩 끊겨 들린다는 점을 들어 "용의자가 정확히 표적을 겨냥해 총을 쏜 것 같다"며 "끔찍하다"고 말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사망자 중 최소 3명이 멕시코 국적이고, 부상자 중 6명도 포함돼 있다고 트위터를 통해 알렸다. ABC방송은 엘패소 지역의 80% 이상이 라틴계 미국인이며, 매일 수만명의 멕시코인들이 일과 쇼핑을 위해 국경을 오가는 지역이라고 설명했다.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의 '길로이 마늘 페스티벌'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용의자 역시 백인 우월주의를 옹호하는 책을 읽으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린 바 있다. 용의자 집안에서는 백인 우월주의나 급진적 이슬람주의 등 다양한 정치적 이념을 담은 서적들도 발견됐다.

다만 오하이오주 데이턴 총격 사건의 경우 당국이 아직 신원을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사건 동기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AFP_1JB17L.jpg

텍사스 엘패소에서 총을 든 남자가 대형 쇼핑단지 내 월마트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




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