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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메모리얼 데이 단상

지역뉴스 | | 2019-05-23 18:18:13

칼럼,김건흡,기고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6. 25전쟁은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다.  한반도의 거의 대부분 지역이 전쟁의 참화를 겪었다. 인명 피해도 컸다. 전쟁에 참전한 미군 등 유엔군도 많은 희생자를 냈다. 이들은 그 전에 한 번도 가보지도 들어보지도 못했던 나라와 그 국민을 위해 약 15만 명이 죽거나 다쳤다. 밴플리트 대장의 아들 짐도 여기에 포함된다. 

6.25 남침 때 유엔군의 주력이던 미 8군 사령관 밴플리트 장군은 그의 아들이 폭격기 조종사로 참전한 경우이다. 짐은 그리스에서 근무하다가 본국에 돌아와 있었다. 그는 해외근무를 한 직후라 다시 해외근무를 하지 않아도 되었지만, 굳이 자원하여 아버지가 싸우고 있는 한국 전선을 택했다. 그는 한국 전출 명령을 받자 어머니에게 편지를 썼다.

사랑하는 어머니에게

눈물이 편지를 적시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머니, 저는 지원해서 전투비행훈련을 받았습니다. B-26 폭격기를 조종할 것입니다. 저는 조종사이기 때문에 기수에는 폭격수, 옆에는 항법사, 후미에는 기관총 사수와 함께 있습니다. 우리는 야간비행을 할 것입니다.

어머니, 저를 위해 기도하지 마십시오. 그 대신 미국이 위급한 상황에서 조국을 위하여 소집된 나의 승무원들을 위해 기도해 주십시오. 그들 중에는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아내를 둔 사람도 있고, 애인이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저의 의무입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아들 짐 올림. 

이것이 마지막 편지였다. 1952년 4월 2일, 짐은 압록강 남쪽의 순천 지역을 폭격하기 위해 출격했다가 새벽 3시 레이더에서 사라진 뒤 소식이 끊겼다. 

4월 4일 아침 밴플리트 장군은 아들 지미 밴플리트 2세 중위가 폭격비행 중 실종되었고, 수색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그는 묵묵히 듣고 있다가 담담하게 지시했다. 

“지미 밴플리트 2세 중위에 대한 수색작업을 중단하라! 적지에서의 수색작업은 무모하다.”

그는 가끔 아들이 실종된 지역의 지도를 물끄러미 바라보곤 했다고 한다. 아들 잃은 아버지의 비통한 마음이야 오죽했으랴. 한국전쟁에서 미군 장군의 아들로 참전했다가 전사한 경우는 이밖에도 많다. 마지막 유엔군 사령관 클라크 대장의 아들 클라크 대위도 금화 지구 저격능선에서 중대장으로 싸우다가 세 차례나 부상을 당해 전역했으나 결국 그 후유증으로 사망하고 말았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미군 장성의 아들들은 모두 142명. 그중 32명이 전사했다. 결국 만리 이국땅에서 타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된 이 젊은이들에게 한국인들은 모두가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워싱턴 DC 한국전쟁 기념관에는 19명의 미군들이 비 오는 날 판초 우의를 입고 행군하는 조각상들이 서있다. 긴장되고 무거운 표정에서 이국땅에서 벌어진 전쟁에 참전한 병사들의 비장함이 엿보인다. 조각상 입구 바닥에는 “단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는 나라와 그들의 국민들을 지키기 위해 나라의 부름에 응한 우리의 아들과 딸들을 추모한다.”라고 음각돼 있다. 

밴플리트 장군의 아들은 벗을 위하여 목숨을 바쳤다. 그 벗은 미국 국민이기도 할 것이고, 남침을 당한 한국인이기도 하다. 더구나 밴 플리트의 아들은 자원해서 한국에 왔다. 동포가 아닌 타국의 자유를 위해 목숨을 던진 이 젊은이에게 살아 있는 한국인들은 모두가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6.25남침 때 미군이 우리를 도와 참전하고 약 5만 명의 젊은이가 전사한 일을 우리는 너무 쉽게 생각한다. 

며칠 후면 미국의 메모리얼 데이다. 국가를 위해 전쟁터에서 희생한 분들을 기리며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날이다. 자동차로 달리다보면 길가에 세워진 조그마한 십자가와 성조기 그리고 거기에 새겨진 전사한 장병들의 이름을 보게 돤다. 제 2차 세계대전부터 이라크 전쟁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전쟁에서 전사한 이 지역 출신의 군인들 이름이다.  그 중에는 한국전쟁에서 전사한 이들의 이름도 있다.

참 놀라운 것은 그 분들의 그 희생의 덕분에 우리가 오늘 여기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인종차별이니 부당대우니 이런 저런 말도 많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지구상에 이만큼 관대하게 이민자들을 대우해주는 나라가 미국 외에는 없다. 한반도에까지 와서 전사한 아들이나 형제나 부모를 둔 국민들이 살고 있는 나라에 우리가 와서 살고 있다. 아무리 합법적인 절차를 거쳤고 또 이 나라는 이민자의 나라라고 해도 우리가 이 만큼 살 수 있음에 대해 고마운 마음을 가질 수밖에 없다. 나는 지금 빚진 자의 마음으로 미국에서 편안히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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