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을 간절히 바라던 때가 있었다. 그때는 콩 심은데서 팥이 나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때로는 콩을 심지도 않았는데 콩이 솟아나는 것이 기적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기적을 포기하고 기적을 원망하던 때도 있었다. 콩 심은데서는 오직 콩만 난다는 걸 정말 진지하게 인정을 하던 순간이 아니었을까 싶다. 콩을 심지 않았는데 콩이 솟아난다는 건 절대 있을 수가 없는 사실이라는 걸 깊이 깨달으면서 기적을 포기해버린 것 같다.
그렇게 기적을 포기하고 밋밋하게 살아가야 한다고 굳게 믿었던 순간들을 지나 어느날 온세상이 기적투성이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어느날 그렇게 기적으로 가득한 세상을 만났다. 해는 늘 동쪽에서 뜬다는 것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 봄 다음에는 한번도 빠짐없이 여름이 왔었고 앞으로도 죽 그럴 것이라는 확신이 놀랍게 생각되기 시작했다. 물도 위에서 아래로 흐르고 있었다. 아래에서 위로 솟구치는 법이 없었다. 그 모든 당연한 것들이 기적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동물들과 다를바 없었던 인간들이 도구를 만들고 농사를 짓고 모여살고 규칙을 만들기를 시작하더니 이제는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 쉽게 얘기를 나누기도 하고 옷을 만드는 법을 모르는데도, 수십벌의 옷을 가질 수도 있기도 하다. 유튜브에 가면 정보들이 넘쳐난다. 역사를 통해 단계대로 차근차근 밟아온 길이기는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해서 이 모든 일들이 가능했던 것일까.
모래밭에 성을 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심하게 흔들리는 연못 위에서 물고기를 제대로 잡을 수 있을까? 힘들 것이다. 달리는 버스 위에 가만히 서 있을 수 있을까? 금방 떨어지고 말 것이다. 성은 튼튼한 지반을 가진 곳에 쌓아야 할 것이고, 물고기는 연못이 잔잔해진 다음에 잡아야 할 것이다. 달리는 버스 위에 서 있는 일은 불가능한 일이다. 버스 속으로 들어가서 앉아야 할 것이다. 모든 일에는 우선 순위라는 것이 있고, 기본 조건이라는 것이 있다. 그것들이 충족되어야만 그 다음 일들이 진행될 것이다.
동물들과 다를바 없었던 인간들이 시간을 거치고 거치면서 정말 놀라운 발전을 해서 편리한 환경을 만들어서 살아가고 있다. 어떻게 이 모든 일들이 가능했었던 것일까. 이 세상에는 변치 않는 규칙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규칙들이 성을 쌓기 위한 튼튼한 지반이 되고, 잔잔한 연못이 되고, 그리고 사람이 서있을 수 있는 버스 안이 되어주었을 것이다.
튼튼한 지반 위에 지어진 성은 영원토록 그 자리에 서 있을 것이고, 잔잔한 연못에서는 물고기도 잘 잡힐 것이고, 버스 안에 가만히 있으면 떨어질 염려가 없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영어는 많이 하면 잘할 수 있다. 해도 안되고, 시간을 들여도 늘지 않는 무언가가 아니라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들인만큼 아주 정직하게 결과를 준다. 이것이 바로 기적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기적이 이루어지려면 변치 않는 원칙이 존재하고 있어야 한다. 흔들리지 않는 규칙이 있어야 한다. 혼란과 흔들림 속에서는 기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런데 세상은 변치 않는 원칙과 흔들리지 않는 규칙이 지배를 하고 있는 곳이다. 그것이 신의 뜻이든, 그저 자연의 당연한 섭리든 암튼 세상은 변치 않는 원칙과 흔들리지 않는 규칙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은 그래서 온통 기적 투성이인 것이다.
많은 양의 영어공부를 했는데 영어가 늘지 않을 리가 없다. 기적의 세상에서 그런 일은 절대 존재할 수 없다. 콩 심은데 콩이 나고, 팥심은데 팥이 나는 곳에서 그런 일이 생길 리 없다. 심은대로 거두고 뿌린대로 거둘 수밖에 없는 곳에서 노력을 했는데도 결과가 없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영어는 들인 시간만큼 결과를 주게 되어 있다.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적당한 시간을 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필자가 말은 이렇게 해도 사실 세상은 혼란스러워보이는 곳이기도 하다는 생각들에 동의하기는 한다. 콩심어 콩나고 팥심어 팥나길 바라는 일이 때로는 불가능해보일 때도 많다. 뿌렸는데 거둘 수 없는 일도 허다해보이기는 하다. 그런데 영어공부는 그렇지 않다. 항상 그 자리인 것 같지만 내가 움직였는데 그 자리인 영어는 없다. 공부를 했다면 반드시 늘고 있는 것이다. 눈에 확실히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변화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하면 한만큼 반드시 늘어 있다.
문제는 얼만큼 늘어 있느냐이다. 한만큼 느는 것은 분명하지만 얼만큼 했느냐가 훨씬 중요한 문제이다. 내가 써먹을 수 있을만큼의 실력을 갖추기 위해 해야 할 양은 정말 어마어마한데 그 양을 채우려면 들여야 하는 시간도 사실 어마어마하다. 또한 방법도 대단히 중요하다.
멀고 험한 길은 무작정 간다고 될 일이 아니다. 멀고 험한 길을 제대로 가기 위해서는 기초체력 뿐 아니라 보따리도 잘 싸두어야 할 것이다. 기초체력과 보따리를 잘 싸서 걷는다면 아무리 멀고 험한 길을 걸어도 반드시 목적지에 닿게 되어 있다. 그게 기적이다. 30년 가까이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필자가 깨달은 중요한 하나는 영어공부에는 반드시 기적이 따라 온다는 것이다. 하면 한만큼 정직하게 결과가 나오는 기적을 매일 만날 수 있었다.
그 기적의 얘기들을 이곳에 풀어볼까 한다. 30년 가까이의 가르친 세월은 정말 짧지 않은 세월이라 무수히 많은 기적들의 얘기들이 있지만 고르고 골라서 지금도 영어를 애타게 원하는 분들께 전해드리고자 한다. 영어는 절대 가까이 할 수 없는 먼 그대가 아니라 손만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다. 하면 한만큼 반드시 나아갈 수 있으나 정말 많이 해야 한다는 것도 기적의 얘기들을 통해 고개를 끄덕이게 해드리길 소망한다. 무엇보다 영어공부는 시간을 들이면 들일 수록 재밌어진다는 것도 꼭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