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첫광고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지역뉴스 | | 2018-10-18 18:18:36

권명오,코리언 아메리칸 아리랑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지천  권명오

수필가·칼럼니스트

                                                                               

Ⅰ 한국 38년(24)        

                            

또 다시 떠나게 된 피난

빛나는 오월의 태양 아래 산과 들에 새싹들이 힘차게 솟아나고 꽃피는 농사철이라 씨를 뿌릴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지프차를 타고 영국군 장교와 통역이 마을로 들어 오고 그 뒤를 따라 트럭들이 들어 왔다. 차에서 내린 영국군 장교는 통역에게 피난을 가라고 했고 그리고 지금 당장 트럭을 타고 떠나라고 했다.  그야말로 맑은 하늘에 날벼락이다. 또 피난을 갈 생각을 하니 기가 막히고 앞이 캄캄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영국군 장교가 우리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피난을 가라고 하는 것이라 감사해야 되고 또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다. 지난번 영국군 장교가 피난을 가라고 했을 때 다음날 가겠다고 했다가 중공군이 처들어 와 죽을 고생을 했던 경험도 있어 우리는 급히 필요한 양식과 피난 짐을 싸 가지고 트럭에 올랐다.  

차는 말없이 무심하게 출발했고 멀어지는 삶의 터전이 전화로 잿더미가 됐으나 그래도 농사를 짓고 평화롭게 살 수있는 방공호와 내 땅을 두고 떠나야 하는 심정이 너무나 착잡하고 아팠다. 멀어저 가는 집터와 마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우리는 영국군 트럭 위에서 각가지 상념에 잠기게 됐다. 계속 달리는 트럭은 서울을 지나 한강을 건너간 후 어느 주택가 공터에다 우리를 내려놓고 말없이 떠나갔다. 풀밭 공터에 내려진 우리에게 이웃 주민들이 전쟁에 대한 상황을 물으면서 자기네들도 또 피난을 가야 되는것이 아니냐며 걱정들을 헸다.  

훗날 알게 된 일 이지만 그곳이 서울 공업고등학교가 있는 영등포구 대방동이었다. 해가 저물 때 공터 옆집 주인이 잠자리와 음식을 제공해 주어 편히 하룻밤을 쉬게 됐다. 그런데 휴전 후 내가 바로 그 곳 그집 건물에 가게를 얻어 책 장사를 하면서 낙양 공업 고등하교 현 중대 부속 중,고등 학교를 다니게 됐다. 사람의 인연과 운명이란 참으로 알길이 없는 것이다. 

영국군이 우리를 한강 건너로 피난 시킨 이유는 서울도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나 다름없어 더 남쪽으로 가기로 결정 했다. 아버지는 수원에 살고있는 조카뻘 되는 권덕형 형님댁으로 가서 살길을 모색 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피난 짐을 싸들고 떠났다. 여동생은 걷다가 힘이 들면 업고 가야했다. 철길을 따라 수원 80리 길을 걸으면서 1.4 후퇴 당시 야밤에 떠났던 형이 어디에 있는지 무사한지 그리고 우리의 운명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또 전쟁은 언제 끝날 것인지 다시 고향에 돌아가 옛날처럼 평화롭게 살 수가 있을 것인지 그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힘이 들고 배가 고프고 다리가 아파도 참고 걷고 또 걸었다.  

해 질 무렵 수원 덕형이 형집에 도착한 우리는 형님의 친절한 배려로 편히 쉬게 됐고 뜻밖에 혼자 피난을 갔던 형도 그 곳에서 만나게 됐다. 수원은 평화롭고 안전 했으며 덕형이 형은 극진하게 우리를 우대 했지만 계속 신세를 질 수가 없었다. 전쟁 중이라 누구나 다 경제 사정이 어려운 형편이였다. 그 때문에 하루속히  따로 살 수 있는 거처를 찾아야 했고 아버지는 도시에서는 먹고 살 길이 없고 또 더 이상 남으로 피난 갈 이유도 없다면서 농가로 농사 품팔이라도 하고 살 수 밖에 없다며 농가를 찾아 나섰다.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알래스카항공 1시간가량 전면 이륙 중단… “시스템 문제”
알래스카항공 1시간가량 전면 이륙 중단… “시스템 문제”

알래스카항공[로이터=사진제공] 17일 알래스카항공의 미국 내 모든 항공편이 1시간가량 운항이 중단됐다.알래스카항공은 이날 오전 연방항공청(FAA)에 미 전역의 자사 항공기에 대해

법정에 매인 트럼프…바이든, ‘부자 증세’ 띄우며 맹추격
법정에 매인 트럼프…바이든, ‘부자 증세’ 띄우며 맹추격

“바이든, 트럼프 부재 활용…경제 정책 차별점 부각” (좌측부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조 바이든 대통령[로이터=사진제공]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한 번뿐인 인생 즐기자! ”… 바뀐 소비 형태
“한 번뿐인 인생 즐기자! ”… 바뀐 소비 형태

팬데믹 후 경험중시 소비 ‘여행·콘서트’돈 물 쓰듯현금 없으면 빚내서라도  위기가 사고방식 바꿔 애리얼 빈슨은 코로나 팬데믹 발생하기 전까지 거의 여행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이젠

FL 한인골프협회 제3회 골프대회 개최
FL 한인골프협회 제3회 골프대회 개최

남자 그로스 챔피언에 굿 오여자 넷 챔피온 젠 러쉬모어 플로리다 골프협회(회장 박애숙)는 지난 14일 오후 트리니티에 위치한 헤리티지 스프링스 골프컨트리 클럽에서 제3회 골프대회를

미, 양면형 태양광 패널도 관세 부과…한화큐셀 요청 수용"
미, 양면형 태양광 패널도 관세 부과…한화큐셀 요청 수용"

"한화, '대미 투자 계속하려면 미 생산업자 보호해야' 요청"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산 등 미국에 수입되는 양면형 태양광 패널에도 관세를 부과해달라는 한화큐셀의 요청을 수용할 것으

"기부금 제대로 사용했다"
"기부금 제대로 사용했다"

애틀랜타 한인회(회장 이홍기)는 17일 한인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22년 1월 김백규 전 회장이 기부한 1만5천 달러는 기부자가 지정한대로 밀린 세금과 유틸리티 비용을 납부하

미래 박물관 '퓨처버스' 애틀랜타에 건립 추진
미래 박물관 '퓨처버스' 애틀랜타에 건립 추진

비영리단체 '퓨처버스' 건립 추진미래과학 총동원 상상력 유발시켜 미국 유일의 미래 박물관이 애틀랜타에서 건립이 추진된다. 퓨처버스(FutureVerse)라는 비영리 단체는 애틀랜타

20일 조지아 유적지 포함 국립공원 입장 무료
20일 조지아 유적지 포함 국립공원 입장 무료

국립공원 주간의 시작일입장료 없는 6일 중 하나 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경과 유적지는 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경외심을 불러일으킨다. 이번 토요일에 계획이 없다면 무료로 방문할 수 있다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공 잘 찬다고 월클 아냐…인품을 동반해야"
손흥민 아버지 손웅정 "공 잘 찬다고 월클 아냐…인품을 동반해야"

겸손의 지혜, 책에서 얻어…"월클은 실력과 인품 겸비해야"손웅정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 출간아이 재능보다 부와 성공쪽으로 유도하는 ‘앞바라지’ 부모 많아 밝은 표정의

노크로스시, 8월부터 마이크로트랜짓 버스 시범운영
노크로스시, 8월부터 마이크로트랜짓 버스 시범운영

4대의 소형 9인승 버스 운영연락하면 픽업→목적지 연결 노크로스시에 4대의 소형 9인승 버스를 운영해 고객들에게 교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범 버전의 마이크로트랜짓 프로그램이 16일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