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후보 놓고 한인들끼리

"내가 한인사회 대표"추태

민주당 후보 지원했다가

공화당 후보 후원 '촌극'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애틀랜타 한인들의 정치참여 및 투표참여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인사들의 비상식적인 행태가 한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지난 5월 치러진 각 당의 예비선거와 7월의 결선투표에는 한인 후보가 출마해 한인사회가 사상 유례없는 결속력 및 투표율을 기록하며 한인사회의 정치력 신장 가능성을 보여줘 주류사회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인들의 정치력 신장을 위해 노력했던 적지 않은 한인들은 최근 ‘K-파워’ 단체 카톡방을 개설하고 500명 이상이 한인들의 정치참여와 정치력 신장을 위한 정보를 공유하고 활발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 

그러나 최근 한인들의 정치참여 열기를 이용해 자신을 친한파라고 포장하는 후보가 생기는가 하면 뚜렷한 정치적 소신도 없이 이들을 후원하겠다고 나서는 한인들도 생겨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선 21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열릴 예정인 맷 리브스(Matt Reeves·공화) 주상원의원 후보의 후원행사가 문제가 되고 있다. 광고 내용처럼 리브스 후보가 “한인사회를 위해 15년간 준비한” 후보인지는 별개로 하더라도 이번 후원 모임을 주최하는 한인들이 분열돼 있다는 것이 문제다. 

당초 리브스 후보를 후원하는 한인 후원회장은 김모씨로 알려졌다. 김씨는 19일에도 리브스 후보와 한인운영 노인복지센터를 방문해 지지활동을 했다. 그러나 21일 행사는 전 한인회 부회장을 역임한 라모씨가 김씨와 전혀 상의없이 준비한 행사다. 김씨는 오는 10월 중에 리브스 후보를 돕는 후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라씨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나는 지인의 소개로 리브스 후보로부터 최근 정식 선거운동원으로 임명을 받았으나 김씨는 자원봉사자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씨는 자신만이 리브스 후보가 위촉한 한인사회를 대표한 유일한 후원회장이며, 라씨의 요구는 리브스 후보가 거절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라씨로부터 후원회장을 요청받았지만거절했다는 한인사회의 원로들의 걱정 소리도 들려온다. 한 한인사회 원로는 “한 후보 후원을 놓고 좁은 한인사회가 분열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비상식적이고, 도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해 후원회장직 요청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다른 한 원로도 후원회장 요청 사실을 밝히며 “충성경쟁 벌이는 것도 아니고 무슨 짓들인지 모르겠다”며 “자신들의 잇속을 챙기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김씨에 대한 정치적 무소신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김씨는 지난 봄 프라이머리 선거 시 민주당 한인후보의 후원회장을 역임한 인사다. 그런 인사가 가을이 됐다고 공화당 후보의 한인 후원회장을 자처하고 나선 셈이라 ‘춘민추공’(春民秋共)이라는 신조어도 회자되고 있다.

둘루스에서 만난 이모씨는 “한인들이 정치적 의사표시를 개인적으로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마치 주류사회 정치인들에게 자신이 한인사회를 대표하는 것처럼 왜곡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후보의 정책에 따라 투표에 많이 참여하면 한인들의 위상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조셉 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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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일간지에 게재된 맷 리브스 후보 후원모임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