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이 좋은 사람도 절망에 빠지는가?” 여기에 대해서 욥은 이렇게 대답을 합니다. “아무리 투철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자기 힘으로 이길 수 없는 불행을 만나면 어쩔 수 없이 절망하며 한동안 캄캄한 골짜기를 방황하게 된다.” 이것이 욥으로 부터 들을 수 있는 솔직한 대답입니다.
욥기에서 발견할 수 있는 강점은 한마디로 솔직함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욥기 저자는 서두에서 욥이 순전하고 정직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며 악에서 떠난 사람이라고 극찬합니다. 그러나 욥기 전체를 놓고 볼 때 그의 믿음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이것 저것을 과장하거나 그의 좋은 점만을 나열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거꾸로 그가 얼마나 나약한 인간인가를 숨김없이 내보이고 있습니다. 그의 상처 입은 감정을 감추려 하지도 않습니다. 욥이 입은 상처가 얼마나 크고 깊은지. 그리고 그렇게 믿음 좋은 사람도 얼마나 힘없이 흔들릴 수 있는지를 조금도 미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적나라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욥기의 매력이 있다고 봅니다. 이것이 욥기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요 은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을 잘 믿는 사람이 뜻하지 않은 고난을 당하면 정신적으로 어떤 위기를 겪게 됩니까? 또 그 감정은 어떤 단계를 거치면서 변하게 됩니까? 그리고 그 고통을 견디어 나가는 데 가장 어려운 문제는 무엇입니까? 이런 문제들을 배우는 데는 성경에서 욥만큼 훌륭한 스승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자기 체험을 가지고 자상하게 그리고 솔직하게 가르쳐 줍니다. 특별히 어려운 일을 당한 사람들을 위해 욥은 지혜로운 인생의 길잡이가 되어 줍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려운 역경을 만난 형제를 바로 이해하기 위해서 또 자신이 역풍에 휘말리는 그런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 욥에게 지혜를 배워야 합니다. 우리는 잿더미 위에 앉아 절망하고 있는 욥의 가슴속을 한번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아무리 믿음 좋은 사람이라도 이럴 수가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닫는다면 우리 모두의 신앙 생활에 큰 격려가 될 것입니다.
1960년대에 시카고 대학에서 일하던 엘리자벳 쿠블러 로스라는 시리학자가 (죽음과 죽는 것)이라는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환자가 의사로부터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았을 때 일어나는 여러가지 심리 변화를 연구 분석하여 그 책에 기록해 놓았습니다. 평소에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이 뭔가 좀 이상해서 병원가서 친찰을 받습니다. 그런데 의사로부터 몇 달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선고를 받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 때 사람들이 어떤 반응을 보이느냐 하는 것을 심리적인 측면에서 연구한 것입니다.
그의 연구 결론은 이렇습니다. 처음에는 환자가 의사의 말을 부정한다고 합니다. “아니야. 아니야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야 의사가 오진했어.” 나에게는 절대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없어.” 하고 부정을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에는 분노를 떠뜨립니다. “왜 내가 이런 일을 당해야 돼.” 그리고 좀 지나게 되면 협상을 한다고 합니다. “하나님 저를 고쳐 주시면 주님을 위해서 살겠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은 자기에게 주어진 운명을 그대로 수용하는 자세로 바뀐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공감이 가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