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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 ‘펑펑’ 쓰다 내쫓길 위기에 처한 판사님들

지역뉴스 | 기획·특집 | 2018-08-21 09:09:51

예산,펑펑,판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웨스트버지니아주 미 사상 처음으로 주 대법관 전원 탄핵 표결

“공금 유용”“마녀사냥” 공화·민주 의원들 양당 정치 대결로 비화

이번 주 웨스트버지니아 주 하원은 미 사상 초유의 사태로 기록될 새 역사를 썼다. 주 대법원의 현직 대법관 전원에 대한 탄핵을 가결한 것이다.

주 의회 내 반응은 엇갈렸다. 공화당은 예산을 낭비한 비윤리적 판사들 제거가 가능해졌다면서 환호했고, 민주당은 공화 성향 판사들로 물갈이하려는 ‘마녀사냥’이라고 불평했다.

지난 13일 밤 장시간 논의 끝에 주 하원에서 통과된 4명의 대법관 탄핵안은 이제 이들을 심판하여 탄핵 여부를 최종결정할 주 상원에서 다시 한 차례 대결을 치러야 한다. 아직 상원의 심판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한편 4명의 대법관 중 2명은 이미 사임했기 때문에 주 의회는 나머지 대법관들에 대한 탄핵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이번 결정은 미 전국에서 가장 가난한 주로 꼽히는 웨스트버지니아에 장기간 계속될 영향을 남기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화당 의원이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는 주 하원이 탄핵을 결정한 대법관 4명 중 2명은 민주당이고 2명은 공화당이다. 대법원장 마가렛 워크먼과 로빈 데이비스 대법관이 민주당이고, 베스 워커 대법관과 공금관련 혐의로 연방에서도 기소당한 상태인 앨런 라우리 대법관이 공화당이다.

탄핵 표결 다음날인 14일 데이비스 대법관은 사임을 발표하면서 민주당에 대한 공화당의 음모라고 비난했다. 한 달 전엔 또 다른 민주당 대법관 메니스 케첨이 금융사기 혐의를 인정하며 사임한 바 있다.

이 ‘역사적’ 탄핵사태는 3만2,000달러짜리 짙은 푸른색의 스웨드 섹셔녈 소파, 7,500달러짜리 마루바닥 장식 등 초호화 사무실 재단장에서 시작되었다.

지난해 대법원에 대한 탐사취재를 하던 로컬 TV기자들은 웨스트버지니아 주가 심각한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라우리를 비롯한 대법관들이 사무실 재단장에 과도한 예산 지출을 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라우리는 소파와 마루장식 등 36만3,000달러를, 데이비스는 8,000달러 의자를 비롯해 50만 달러를 사무실 리노베이션 경비로 사용했다. 워커와 워크먼 역시 각각 10만 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라우리와 워크먼, 데이비스의 탄핵 혐의엔 일부 판사들에게 법적으로 허용된 이상의 돈을 지급하도록 허용한 사실도 포함되어 있다.

특히 라우리는 허위 진술과 증인 조작을 포함해 25개 혐의로 연방에 기소된 상태로 그의 재판일은 10월로 잡혀 있다. 그는 주 공무원들을 시켜 가구를 자기 집으로 옮기게 했나하면, 자신의 책사인회나 프라이빗 골프클럽에 가면서 관용차를 이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런데 그가 책사인회를 가진 저서의 제목은 ‘웨스트버지니아의 추악하게 계속되는 정치 부패의 역사’다.

라우리를 기소한 연방검찰은 그가 연방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한다. 연방수사국(FBI)은 그가 주 예산을 사취한다는 의심이 떠돌기 시작한 후부터 그를 모니터해 왔다. 적용된 혐의는 개인용무에 관용차 사용, 업무와 상관없는 (법원) 크레딧카드 남용, 이런 유용에 대해 다른 대법관들에게 거짓 해명, 마일리지 허위작성과 함께 “대법원에 소속된 값비싼 역사적 책상을 그 개인의 사적인 용무에 사용한 것” 등이다. 라우리는 ‘더 카트 길버트 데스크’라는 이름의 이 책상을 자기 집으로 가져가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라우리는 정부 조사관들을 고의로 오도했으며 그의 사무실 리노베이션에 대한 조사에서 법원 직원들의 증언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던 혐의도 받고 있다.

그러나 웨스트버지니아 주법 하에서 대법관들의 지출에 대한 합법성 여부는 모호하다. 이 주가 이례적으로 대법원이 예산을 자체 관리하도록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탄핵 논의에서도 의원들은 대법관들의 과소비가 불법인지 아니면 그저 몰지각한 행태인지에 대해 논의 시간의 상당부분을 소비했다. 이번 가을 주 의회는 법원 예산 집행 감독권을 주 의회에 부여하는 안을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

이들의 사치성 과소비에 대해선 양당 의원들 모두 이견이 없다. 그러나 전원 탄핵에 대해선 양당의 의견이 엇갈린다. 민주의원들은 2012년 선출된 라우리 대법관에 대한 탄핵은 찬성하지만 민주계 대법관들의 탄핵은 강력 반대한다. 이들이 탄핵될 경우 공석이 된 대법관들을 공화당인 짐 저스티스 주지사가 지명할 것인데 이들 새 대법관은 2020년까지 재직하게 된다. 주 의회는 그전에 특별선거 실시여부를 결정할 수도 있다.

라우리 외의 다른 대법관에 대한 탄핵은 ‘공화당의 파워 장악’으로 “탄핵절차를 이용해 사법부까지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민주당 대의원 바바라 에반스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비난했다.

공화당의 의견은 다르다. “우리 대법원이 공공의 신뢰를 어기고 주민들의 신임을 잃은 것이 명백해졌다. 오늘 이 엄중한 조처는 주 대법원의 진실성 회복을 향한 필수적 단계다”라고 공화당인 존 오버링턴 주 하원 임시의장은 강조했다.

대법관 경력 21년째인 데이비스는 자신이 사임하는 것은 공화당 판사가 후임에 지명되는 대신 11월 선거에서 새 대법관 투표가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으며 지난달 사임한 케첨 역시 자신의 후임이 11월 선거에 회부될 것으로 보았다. 선거에서 당선된 주 대법관들의 임기는 12년이다. (현직 대법관이 이번 11월 중간선거 84일 전인 8월14일까지 사임을 안 한 채 탄핵될 경우 주지사가 후임을 지명하게 되는데 지명된 대법관은 다음 선거인 2020년까지 재임하게 된다.)

다른 대법관들은 대부분 잘못을 부인하고 있다. 지난해 대법관이 된 워커는 이런 소비패턴이 자신 취임 이전부터 행해져 온 것이라고 항변하며 “모든 사실은 이 절차의 다음단계인 상원에서 밝히겠다”고 성명을 통해 말했다. 라우리는 자신의 탄핵에 관련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

한편 웨스트버지니아 주 대법원은 여름 휴회 전 일정에 들어있던 모든 케이스를 마무리했으며 다음 회기는 가을에 시작된다. 

 <LA타임스-본보특약>

예산 ‘펑펑’ 쓰다 내쫓길 위기에 처한 판사님들
예산 ‘펑펑’ 쓰다 내쫓길 위기에 처한 판사님들

지난주 웨스트버지니아 주 하원 법사위 위원들이 주 대법관 앨런 라우리의 사무실에서 문제가 된 3만2,000달러짜리 카우치와 7,500달러짜리 마루바닥 장식을 둘러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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