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건물 내놓고
디파짓·수수료 요구
일부 실제 피해도
아파트 렌트 사기가 증가하면서 미국내 세입자 43.1%가 사기성 매물을 접한 경험이 있고 약 520만명은 실제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30개 대도시 가운데 LA는 두번째로 사기성 렌트 광고가 많은 곳으로 꼽혔다.
‘아파트먼트 리스트’(Apartment List)가 지난달 1,000명 이상의 세입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수백만명이 렌트 사기를 당하고 수천달러씩의 피해를 본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범들은 본인 소유나 책임 하에 있지 않은 부동산을 임대용으로 내놓고 광고하면서 세입자의 연락이 오면 애플리케이션 수수료나 시큐리티 디파짓, 심지어 렌트비까지 뜯어내는 수법을 활용하고 있다.
임대용 아파트나 주택을 찾는 과정에서 사기로 보이는 매물을 발견한 비율은 샌프란시스코가 47.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LA가 46.7%로 두번째를 기록했다. 여기에 새크라멘토 42.2%, 샌디에고 41.3% 등 가주의 도시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사기성 매물을 접한 세입자 중 대부분은 사기를 의심해 피해를 예방했지만 23.9%는 실제 사기꾼과 접촉한 경험이 있고 6.4%는 금전적인 손실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를 입은 이들 중 31.3%는 1,000달러 이상의 피해를 봤고, 17.6%는 2,000달러 이상을 뜯겼다. 100달러 미만 소액 피해는 단순히 가짜 크레딧 체크 명목으로 돈을 잃었지만 심각한 사례는 한달치 이상에 달하는 렌트비 피해를 본 경우도 있었다. 세금이나 텔레마케팅 등과 관련된 사기는 시니어가 주된 피해자지만 렌트 사기는 젊은층의 피해가 큰 점이 특징이었다.
전체 중 실제 렌트 사기에 당한 경우는 6.4%였지만 18~29세의 경우, 9.1%가 금전 손실을 기록했는데 이들의 경우 렌트 경험이 적고, 인턴십 등을 위해 낯선 도시로 이주가 잦으며, 자금이 쪼들려 저렴한 렌트비로 현혹하는 사기에 취약하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사기꾼들이 주로 사용하는 수법은 ▲실제와 다른 매물을 광고하면서 디파짓 등을 빼내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매물을 저렴한 렌트비에 내놓으면서 수수료 등을 받아내고 ▲실제로 존재는 하지만 연락처만 바꿔서 사기를 치며 ▲없는 편의시설을 갖춘 것처럼 속여서 렌트비를 높게 받고 ▲이미 세입자가 살고 있는 매물을 내놓고 수수료 등을 떼먹는 식이다.
특히 없는 편의시설을 갖춘 것처럼 속이는 수법의 단골 메뉴는 세탁기와 에어컨으로 아파트먼트 리스트가 또 다른 조사로 알아본 결과, 유닛 내 세탁기를 원했던 53%의 세입자 중 실제 세탁기를 갖춘 집을 찾은 경우는 13%에 그쳤다.
아파트먼트 리스트는 “임대난을 노리고 사기꾼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심층적인 조사와 실물 확인 등을 통하는 것 뿐”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렌트 사기를 당한 피해자의 88.3%는 이후 행동 지침을 바꾼 것으로 이번 조사에서 나타났다. 36.7%는 합법적인 임대 매물인지 알아보기 위해 추가적인 조사를 취했고, 35%는 실제 매물을 보지 않고 어떤 서류에도 사인하지 않았으며, 26.7%는 랜드로드를 만나기 전에 디파짓을 내거나 계약서에 사인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