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매물부족 사태 장기화로 주택 구입 풍속도가 바뀌고 있다. 현재 가장 심각한 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매물은 저가대‘스타터 홈’(Starter Home) 매물. 스타터 홈은 규모는 작지만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낮아 주로 첫 주택 구입자로부터 수요가 많은 매물 형태다. 스타터 홈 매물은 이미 주택 시장 회복이 시작된 이후부터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벌써 수년째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스타터 홈 매물 부족으로 주택 구입난을 겪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가 이제는 스타터 홈 대신 아예 평생 거주할 목적의 주택을 구입하고 있다고 USA 투데이가 보도했다.

 

저가의 ‘스타터 홈’ 대신 규모가 큰 주택을 구입하는 젊은층 바이어가 증가하는 추세다.              <AP>
저가의 ‘스타터 홈’ 대신 규모가 큰 주택을 구입하는 젊은층 바이어가 증가하는 추세다. <AP>

 

부모 집에서‘드림 홈’으로 직행하는 추세

소득 증가로‘큰 집’구입가능 젊은층 늘어

 

 

■ 부모 집에서 ‘드림 홈’으로 직행

올해 31세인 마이크 설리번은 몇 년 전 생애 첫 주택을 장만했다. 수년간 열심히 저축한 자금으로 약 36만 달러에 그가 구입한 첫 주택은 건평 약 2,700평방피트에 침실 4개를 갖춘 규모가 조금 있는 주택이었다. 생애 첫주택하면 일반적으로 침실 1~2개를 갖추고 건평도 2,000평방피트를 넘지 않는 주택을 떠 올리기 쉽다.

그러나 설리번은 전통적인 스타터 홈 구입을 생략하고 통 크게 아예 큰 집을 장만했다. 설리번이 구입한 주택은 첫 주택 구입 뒤 장만하는 이른바 ‘무브 업’(Move-Up) 용도에 더 가깝지만 설리번은 이 집을 평생 거주할 목적으로 구입했다고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 자녀 세대까지 고려한 구입

설리번의 사례처럼 전통적인 ‘스타터 홈’ 구입을 생략하고 규모가 큰 주택을 구입하려는 밀레니엄 세대가 늘고 있다. 주택 시장 침체를 직접 경험한 세대로 최근까지 주택 시장에서 잊혀진 세대였던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시장의 가장 강력한 구입 세력으로 등장하면서 나타나고 있는 새로운 트렌드다.

밀레니얼 세대 중 첫 주택 구입을 보류하고 대신 부모의 집에 얹혀사는 비율이 꽤 높다. 부모와 함께 거주하는 동안 주택 구입 자금을 꾸준히 마련한 뒤 미래 자녀들의 장래까지 고려한 지역에 고가의 주택을 구입하는 추세가 밀레니얼 세대 사이에서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그랜트 손톤’(Grant Thornton)의 다이앤 스웡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장기간에 걸친 주택 임대를 ‘졸업’한 밀레니얼 세대들이 이제는 결혼과 자녀의 미래까지 고려해 장기 거주할 목적으로 주택 구입에 나서기 시작했다”라고 USA 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스웡크 이코노미스트는 또 “부모님 집에 오래 얹혀사는 동안 밀레니얼 세대가 이미 30대 중반에 접어들었다”라며 “결혼과 출산으로 큰 집이 필요한 밀레니얼 세대가 늘어 규모가 작은 스타터 홈이 구입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라고도 설명했다.

 

■ ‘스타터 홈’은 생략, ‘무브 업’ 주택부터 구입

첫 주택 구입용으로 많이 찾는 스타터 홈을 구분 짓는 특별한 정의는 없다. 전국 ‘부동산 중개인 협회’(NAR)의 로렌스 윤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침실 1~2개, 건평이 소형일 경우 침실 3개짜리 주택을 스타터 홈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지역별로 스타터 홈으로 분류할 수 있는 주택 가격에 큰 차이가 있지만 평균 약 15만 달러에서 약 25만달러 미만이 스타터 홈 가격대로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상위 주택 형태인 ‘트레이드 업’(Trade Up) 주택의 가격대는 30만 달러가 넘는 주택을 말하는데 최근 트레이드 업 주택을 첫 주택으로 구입한 밀레니얼 세대의 비율이 높아졌다.

 

■ 소득 증가로 큰 집 구입 가능해져

NAR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1980년~2000년 출생) 중 올해 30만달러가 넘는 주택을 구입한 비율은 약 30%로 2013년의 약 14%보다 2배가 넘는다.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소득 증가 현상이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밀레니얼 세대가 주택 구입을 위한 소득 지출 비율이 늘었다는 분석이다.

밀레니얼 세대 중 고연령대의 경우 주택 구입에 대한 씀씀이는 더욱 커졌다. 경제 연구 기관 ‘베리타스 어비스 이코노믹스’(Veritas Urbis Economics)의 랠프 맥래플린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연방 센서스국의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2012년과 2016년 사이 33세와 37세 주택 구입자 중 약 3분의 1 이상은 침실이 4개 넘는 중대형 주택을 구입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1980년, 1990년, 2000년의 경우 동일 연령대의 비슷한 규모의 주택 구입 비율은 약 24%로 최근에 비해 낮았다.

 

■ ‘드림 홈’ 구입 위해 대도시 포기

경기 침체 직후 밀레니얼 세대의 고용 기회는 많지 않았다. 주로 비전문직의 저임금 일자리 기회밖에 주어지지 않았다. 그랬던 밀레니얼 세대의 고용 기회가 경기 회복 이후인 2~3년 전부터 증가했고 소득 증가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국영 모기지 기관 프레디맥의 샘 카터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밀레니얼 세대의 소득이 증가하면서 주택 구입도 증가하기 시작했다”라고 USA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NAR에 따르면 지난해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 비율은 전체 세대 중 약 36%로 가장 높았고 2013년 이후 계속 증가 추세다. 

로렌스 윤 NAR 이코노미스트는 “과거에는 스타터 홈을 먼저 구입한 뒤 약 5년간 직업과 소득이 안정될 때까지 거주했던 것이 일반적인 추세였다”라며 “최근에는 젊은 연령대부터 ‘드림 홈’ 구입에 성공하는 젊은 층이 많다”라고 USA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설명했다.

드림 홈 구입을 위해 대도시를 떠나는 밀레니얼 세대도 늘고 있다. 주거비가 살인적인 뉴욕, 북가주 도시 대신 상대적으로 저가이면서도 좋은 조건을 갖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남부 지역이 밀레니얼 세대의 주택 구입지로 떠오르고 있다.

<준 최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