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흡기전문 윤호주 한양대 교수

교육ㆍ상담 부족 사용법 몰라

일반화된 핀란드 입원시간 뚝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환경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만성 기도 염증성 질환이라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장기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고, 환자는 생활수칙을 정확히 배워야 합니다. 특히 환자마다 악화 요인이 다르고 교육 정도나 연령이 다양해 환자 맞춤형 교육이 절실합니다.”

윤호주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신임 이사장(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은 “천식과 COPD 등 기도 염증성 질환 환자에게 흡입제 치료가 매우 중요한데 환자들이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윤 이사장은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2년간 학회를 이끈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와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소아알레르기호흡기학회 등 3개 학회는 “천식ㆍCOPD 등 기도 염증성 질환을 교육상담하려면 최소한 40분 정도 걸리는데 현실적으로 어려워 흡입제 사용률이 20%대에 머물고 있다”며 최근 보건당국에 기도 염증성 질환자에 대한 교육상담 수가(酬價) 신설을 요구하고 나섰다.

-천식과 COPD가 최근 급증하는 추세인데.

“그리스어로 ‘날카로운 호흡’이라는 말에서 유래한 천식은 기관지에서 알레르기 염증 반응 등에 의해 발생하는 만성 호흡기 질환이다. 유전ㆍ환경 요인으로 기관지에 염증이 생기면 기관지가 부어 오르면서 기관지가 좁아진다. 이로 인해 숨이 차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기침이 생긴다. 특히 호흡 곤란과 목에서 ‘쌕쌕’하는 소리(천명)는 감기, 독감 등 호흡기 질환과 기관지천식을 구분하는 가장 대표적인 특징이다. 이런 천식은 어린이와 고령인이 많이 앓고 있는 병이다. 1∼4세 어린이 천식 유병률은 23.7%로 성인의 유병률보다 크게 높다. 65세 이상 가운데 천식 치료가 필요한 사람은 10명 중 1명꼴이다. 우리나라 천식 환자의 입원율은 10만명 당 310.6명으로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 242.2명보다 훨씬 많다. 천식으로 인한 1인당 입원 진료비도 151만원이나 된다.

COPD는 담배 먼지 가스 등으로 인해 기관지가 좁아지거나 파괴되고 기관지 끝인 폐포가 망가지면서 서서히 폐 기능이 떨어져 숨쉬기 힘들어지는 병이다. 오랜 기간에 거쳐 증상이 점점 심해져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70대 성인 10명 중 4명이 앓고 있으며, 70대 성인 유병률이 38.4%로, 2만명이 넘는다. COPD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도 연간 1조4,200억원이나 된다. 국내 사망원인 7위이지만, 조만간 3위로 올라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천식과 COPD를 어떻게 치료하나.

“전 세계적으로 천식엔 흡입제 스테로이드를 처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교육상담시간이 크게 부족해 먹는 약(경구제)을 주로 사용한다. 우리나라 흡입제 처방률은 17~2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는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처방률보다 낮은 수치다.

따라서 교육상담을 통해 천식과 COPD 환자들이 흡입제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 핀란드는 지난 10년 간 국가 차원에서 만성 염증성 기도 질환 관리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입원일수는 50% 정도 크게 감소했다. 1993년 11만일이었던 입원일수가 2003년엔 5만1,000일로 절반이나 줄어 사회적 부담을 들었다. 환자에 대한 흡입제 처방률을 100% 가까이 끌어 올린 덕분이다.”

-환자를 특별히 교육해야 하는 까닭은.

“천식이나 COPD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평생 치료해야 하는 만성질환이다. 환자들이 발작 등 응급상황을 경험하는 치명적 질환이기도 하다. 따라서 환자가 질환을 잘 알고, 약물의 장단점과 부작용, 대처법 등을 교육상담을 통해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또한 이들 질환은 특성상 어린이나 고령 환자가 많아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그래야 환자가 응급상황을 예방할 수 있고, 흡입제 처방률도 높여 치료효과도 높일 수 있게 된다.

교육상담을 제대로 하면 질환이 중증화되는 것도 막고, 건강보험 재정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 천식과 COPD 환자는 교육상담을 제대로 받지 못해 중증ㆍ만성화하고 있는 실정이다. 교육상담 부재로 치료효과가 뛰어난 흡입제 보다 경구약을 많이 처방 받은 탓이다. 중증 천식ㆍCOPD 환자를 분석한 결과, 1년간 흡입제를 지속 사용하는 사람은 37.4%에 불과했고, 4년 후에는 22.3%만 흡입제를 쓰고 있었다. 하지만 교육상담을 제대로 받으면 흡입제 사용법과 순응도가 눈에 띄게 좋아진다. 국내 연구결과에서도 이들 기도질환 환자들이 3번밖에 교육을 받지 않았지만 질환 이해, 응급 시 대처법, 주요 치료법인 흡입제의 사용법과 순응도가 높아졌다.”

-그러면 약사의 복약지도와 무슨 차이가 있나.

“만성 기도질환에 대한 교육상담은 흡입제 사용 교육뿐만 아니라 환자가 실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질환관리, 응급상황 대처 등의 내용이 종합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따라서 단순히 복약 지도와 다르다. 게다가 환자도 교육상담에 대한 욕구가 높다. 제대로 된 흡입제 사용이나 응급상황 대처는 생명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아ㆍ태지역 환자에게 ‘본인의 질환이 잘 통제ㆍ관리되고 있는가’라는 질문한 결과, 우리나라 환자들은 70% 정도가 그렇지 못하다고 답해 질환 관리의 만족도가 가장 낮아 개선이 절실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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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주 한양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천식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의 가장 좋은 치료법인 흡입제 사용법을 환자에게 알려주고 있다. <한양대병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