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사-한나 브랜트 자매 
나란히 아이스하키 대표 


한 가정에서 자랐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서로 다른 국가의 유니폼을 입게 될 한 자매의 스토리에 미국 사회가 깊은 관심을 보였다.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수비수 마리사 브랜트(25·한국명 박윤정)와 11개월 어린 동생으로 미국 국가대표가 유력한 한나가 그 주인공이다.
NBC 스포츠가 지난달 마리사-한나 자매의 드라마틱한 스토리를 소개한 데 이어 16일에는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언니 마리사는 한국 출신 입양아다. 1992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미국 미네소타주로 입양됐다. 이듬해 동생 한나가 태어났다.
미국인 양부모는 차별을 두지 않고 모든 것을 함께 시켰다. 자매는 춤, 피겨스케이팅, 체조에 이어 아이스하스키까지 함께 하며 세상에서 둘도 없는 사이가 됐다. 하지만 정작 마리사는 한국에 거부감을 느꼈다. 한나는 “언니는 한국인 입양아라는 사실을 떠오르게 하는 그곳을 좋아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조국과의 연결은 우연히 이뤄졌다. 마리사는 2015년 미네소타 출신의 한국 대표팀 골리 코치 레베카 룩제거로부터 한국 대표팀에 지원해보라는 제의를 받았다. 북미 여자 아이스하키 2부리그에 속한 구스타부스 아돌프스대학에서 4년 내내 선수로 뛴 마리사의 재능을 룩제거 코치가 눈여겨본 것이다.
마리사는 고민 끝에 이를 수락했다. 그렇게 그해 7월, 그는 입양 뒤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고, 이후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전까지 한국어는 전혀 몰랐고, 매운 음식을 싫어했던 그는 이제 휴식차 미네소타로 돌아올 때면 가족과 함께 불고기와 만두 등 한국 음식을 먹으러 다닌다. 동생 한나에게는 요즘 유행하는 K-팝을 들려줬다.
마리사는 지난 4월 강릉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2 그룹 A 대회에서 ‘박윤정’이라는 이름이 적힌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한국이 5전 전승으로 우승한 뒤 시상식에서 태극기가 올라가고 애국가가 연주될 때, 그는 비로소 자신이 한국인임을 알았다고 했다. 그는 “그때 생각했죠. 한국인이라는 것이 자랑스럽고, 이것이 내가 찾아야 할 정체성이라고 말이죠”라고 말했다.
동생인 한나 역시 꿈인 올림픽 출전을 향해 한 걸음씩 전진하고 있다. 한나는 이번 주 초에 열린 4개국 컵 대회에서 미국 대표팀 공격수로 2골을 넣는 활약을 펼치며 최종 엔트리 발탁을 눈앞에 뒀다.
이제 자매는 각각 다른 나라 대표로 평창 동계올림픽이라는 최고의 무대에 서는 꿈을 그리고 있다. 검은 머리의 언니 마리사는 자신을 버렸지만 낳아준 나라 한국을, 동생인 한나는 미국을 대표하는 아이스하키 선수로 참가하는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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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오른쪽)와 한나 브랜트 자매. <미네소타 파이어니어 프레스 트위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