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혼자 비자 신청 10명 중 4명 '퇴짜'
이민국,외국인 배우자 초청 심사강화
추가서류 요구 케이스 크게 늘어나 

#지난해 한국에서 결혼한 시민권자 김지성씨는 부인 대신 배우자 비자(K-1)를 신청했다 곤욕을 치러야 했다. 순조로울 것 같았던 비자 심사에서 전혀 예기치 않았던‘추가서류요청’(RFE)을 받아 일정이 크게 늦어졌기 때문이다. 결국 5개월 만에 비자는 받을 수 있었지만, 앞서 결혼했던 지인들이 전하던 상황과는 크게 달랐다. 
비자심사가 크게 강화되면서 시민권자가 외국인 배우자를 데려오는 것도 예전과 달리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극단적 비자심사 정책’(Extreme Vetting)으로 약혼자비자(K-1)가 거부되거나‘추가서류요청’(RFE)을 받는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어서다. 
연방 국무부의 비자통계에 따르면, K-1 비자를 신청한 외국인 배우자 10명 중 4명 정도가 1차 인터뷰에서 거부 통보를 받고 있으며, ‘추가서류요청’(RFE)이 잦아 제 때 비자를 받지 못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RFE 통보는 받았지만 5개월 만에 배우자의 비자를 받아낸 김씨의 경우는 그나마 운이 좋은 편이었던 셈이다.   
트럼프 취임 이후 기간이 포함된 2017회계연도 통계자료가 공개되지 않고 있어 최근의 정확한 비자처리 결과는 파악할 수 없지만 이미 지난해부터 K-1 비자 심사는 크게 까다로워졌던 것으로 보인다. 
연방 국무부의 2016회계연도 비이민비자 발급자료를 보면 K-1 비자 신청자의 37%가 1차 심사를 통과하지 못하고, 거부 판정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40%에 육박하는 매우 높은 거부율이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6회계연도에 K-1 비자를 신청한 6만895명의 외국인 배우자들 중 2만2,492명이 1차 심사에서 거부판정을 받았다. 거부판정을 받은 신청자들 중 절반 정도는 2차에서 가까스로 심사를 통과해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었지만, 거부율이 2%에 불과했던 과거와는 비자 심사가 크게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권자와 결혼을 앞둔 외국인 배우자가 미국 입국을 위해 받는 K-1 비자는 많은 비이민 비자들 중에서도 거부율이 매우 낮은 비자 중 하나로 꼽힌다. 2015년 이전에는 K-1 비자 신청자의 98%가 비자승인을 받아 거부율은 2%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같은 호시절은 더 이상 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이민업계 관계자들은 트럼프 취임 이후 K-1 비자 거부율은 2016년에 비해 훨씬 더 높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1차 심사에서 거부판정을 받거나 RFE 통보를 받는 신청자들이 최근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회계연도에 1차 심사에서 거부판정을 받았다 2차 심사에서 통과된 신청자 1만 2,364명을 포함하면 2016회계연도 K-1 비자의 최종 승인율은 83%, 거부율은 17%를 나타냈지만 이 역시 과거에 볼 수 없었던 높은 수치이다.
이민전문가들은 K-1비자 거부율이 치솟고 있는 것은 갈수록 비자심사가 까다로와지고 있기 때문이지만, 매년 발급되는 K-1비자는 해마다 증가추세다. 
2013년 2만 9,773건이었던 K-1 비자 발급건수는 2014년 4만 1,778건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5만 767건으로 크게 증가했다. K-1비자 발급이 느는 것은 결혼 후 이민비자를 받는 것보다 비이민비자인 K-1비자를 받는 것이 더 수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상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