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주청사 앞서 제막식... 3년 만에 완공
버니스 킹"혼란 정국에 희망 주는 기념물"
남부군 상징물 철거 요구 더 급물살 탈 듯
“혼란에 빠져 있는 이 나라에 희망을 주는 상징이 될 것입니다”
흑인인권 운동의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동상이 마침내 주청사 앞에서 세워졌다. 28일 오전 거행된 킹 목사 제막식에는 네이선 딜 주지사를 비롯해 카심 리드 애틀랜타 시장, 조니 아이잭슨 연방상원의원 그리고 킹 목사 유족 및 가족 등 유명인사와 주민들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서 딜 주지사는 “킹 목사 동상은 우리의 역사와 심장을 하나로 만들어 주는 조지아의 정신의 표현”이라며 동상 제막의 의미를 기렸다.
가족 대표로 연설에 나선 킹 목사의 딸린 버니스 킹 주하원의원은 킹 목사가 한 연설 내용을 인용하면서 “노예의 자손과 전 노예주인이 힘을 합쳐 이 기념물을 만들었다”면서 “아버지 킹 목사의 동상이 혼란에 빠져 있는 이 미국에 희망을 불어 넣는 상징물이 될 것”이라며 인종간 화합을 호소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이날 주청사 앞에 세워진 킹 목사 동상은 2014년 딜 주지사가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말하면서 진행되기 시작했다. 앞서 딜 주지사는 2013년 백인우월주의자인 톰 왓슨의 동상을 의회 건물에서 철거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후 민주당을 중심으로 킹 목사 동상 건립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했고 딜 주지사가 이를 수용한 것이다. 현재 주 청사 안에는 킹 목사의 유화 초상화만이 걸려 있다.
그러나 우여곡절도 많았다. 특히 동상 제작자인 앤디 데이비스가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는 바람에 2016년 6월 마틴 더우가 새 조각가로 나서 동상 완성에 나선 끝에 겨우 완공됐다.
조지아 정가는 이번 킹 목사 동상 건립을 계기로 버지니아 샬러츠빌 사태 이후 확산되고 있는 조지아의 남부군 상징물 철거 요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고 있다.
주의회는 딜 주지사의 요구로 내년 초 현재 주 전역에 있는 100여개에 달하는 남부군 상징물 철거 여부 대해 공식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우빈 기자
28일 오전 주청사 앞에서 열린 킹 목사 동상 제막식 행사 뒤 킹 목사 후손들과 참석자들이 동상 앞에서 기념촬영에 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