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레딧 점수·부채비율 등 심사기준 완화
집 구입에 도움, 주택시장 호재 작용 전망
크레딧과 부채비율 등 모기지 융자의 주요 심사기준이 완화되면서 예비 주택 구입자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다만 모기지 재융자와 일반 모기지에 적용되는 크레딧 점수의 변동 추이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어번 인스티튜트’는 최대 모기지 회사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보증을 받는 일반 모기지의 크레딧 점수 중간값이 지난해 6월 742점에서 올 4월에는 725점으로 떨어져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고 13일 밝혔다.
실제 패니매가 진행한 모기지 기관 설문조사에서 과거 3개월간 대출 심사기준을 완화했다는 은행들의 비중은 지난해 4분기부터 늘기 시작해 올 2분기까지 3분기 연속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올 3분기에도 심사기준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답한 은행들이 보다 더 늘어나는 등 심사기준은 완화 추세다.
여기에 총부채상환비율(DTI)도 늘어 지난해 45%였던 것을 은행들은 50%로 증대시켰다. 즉, 소득에서 모기지 등 부채를 갚는데 사용하는 자금의 비중을 높여 모기지 한도를 높여준 것인데 그만큼 은행들은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높게 책정해 모기지 승인율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다.
크레딧 점수 기준을 낮추고, 부채비율 적정선을 후하게 봐준 점은 주택시장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러나 통상 일반 모기지에 비해 낮은 재융자 크레딧에 움직임은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6월부터 10월까지 일반 모기지의 크레딧 점수 중간값은 상승하다가 10월 이후 떨어져 725점에 이르렀다. 어번 인스티튜는 이 과정에서 재융자의 크레딧 점수가 하락세를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10월 이후 올 4월까지 6개월간 재융자 점수는 27점이 하락한 반면, 일반 모기지 점수는 4점이 떨어지는데 그쳤다. 모기지 재융자의 크레딧 점수 낙폭이 8배 가까이 컸던 것이다.
어번 인스티튜트는 “2014년 10월부터 2015년 7월까지 보여줬던 패턴과 비슷하다”며 “당시도 급격하게 올랐던 재융자 점수가 이후 하락폭은 일반 모기지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이상 현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이 이런 현상을 이례적으로 보는 이유는 일반 모기지가 주택 수요와 공급 등 시장 상황에 따라 크레딧 점수 기준을 유동적으로 정하는 반면, 재융자는 오직 집의 가치만 따지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집의 가치만 괜찮다면 재융자 받기를 원하는 오너의 크레딧 스코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데 현재 일어나고 있는 재융자 점수의 급격한 하락은 집값이 오르고 있는 현재 상황과 앞뒤가 맞아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문이다.
전문가들은 일련의 상황이 무작정 주택 구입자들의 편의를 봐주기 위한 것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DTI 상향 조정과 관련해 파니매는 “역사적으로 볼 때 DTI 50%는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정도로 심각한 부채 수준은 아니고 45%나 50%나 비슷한 상환능력으로 판단된다”고 확대 해석을 자제했다.
대신 보다 낮은 다운페이 상품의 등장, 과거 불리한 페이먼트 기록에 대한 심사기준 완화 등이 잠재적인 바이어들의 주택 구매로 직결될 것이란 설명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택 구입이나 재융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본연의 목적에 맞도록 선택해야 할 것이란 조언이다. 재융자의 경우, 그 목적이 이자율을 낮추기 위함인지, 조기에 모기지를 상환하기 위함인지, 모기지 보험료를 아끼기 위함인지 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류정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