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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준 법무사팀

한인 1세들“자식같은 사위 보는 시대 지났죠”

미주한인 | 기획·특집 | 2017-07-01 10:10:46

기획,타인종,결혼,한인2세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한인 2세 여성, 배우자 최다는 한인 아닌 백인

한인 며느리도 겨우 절반 넘어 곧 역전 불가피

미국서 50년새 인종간 결혼비율 5배 이상 증가 

타인종과 결혼 아시아계가 최고, 백인이 최저

 20대와 10대 두 딸을 둔 50대 한인 김기범(가명)씨는 평소 딸들에게“한인 남성과 결혼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가끔 하곤 한다. 문화적인 차이는 둘째 치더라도 한국어로 자유롭게 소통하면서 자식 같은 사위를 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김씨의 작은 소망이 이뤄질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미국서 태어나 결혼하는 한인 2세들이 한인 배우자를 만나는 비율은 절반이 채 되지 않을 뿐 아니라 한인 2세 여성이라면  10명 중 6명이 타인종과 결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타인종과의 결혼이 불법이던 시절이 있었고, 이를 터부시하기도 했지만 이제 모두 고릿적 옛이야기가 됐다. 타인종 배우자와 결혼하는 미국인들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미국 신혼부부 6쌍 중 1쌍이 인종이 서로 다른 타인종과의 결혼일 정도 타인종과의 결혼은 타인종 커뮤니티 뿐 아니라 한인사회에서도 이제는 보편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지난 50년 새 5배 이상 급증하고 있는 서로 다른 인종끼리의 결혼 실태를 들여다봤다.             <김상목 기자>

한인사위 쉽지 않다 

“두 딸들이 한인 남성과 결혼해 한인 사위를 보고 싶다”는 아버지 김기범씨의 소원을 그의 두 딸들이 들어줄 가능성은 40%도 채 되지 않는다. 이미 60%가 넘는 한인 2세 여성들이 타인종 남성과 결혼하고 있기 때문이다.

3년 전 외동딸을 시집 보낸 한인 최종현(가명)씨도 마찬가지다. 딸이 한인 남성과 결혼하길 내심 바랬지만, 최씨의 사위는 흑인이다. 최씨는 “딸이 결혼할 남자라며 지금의 사위를 데려왔을 땐, 내색을 못했지만 많이 놀랬다. 하지만, 반대하지는 않았다. 딸의 결정을 받아들였고, 지금은 흑인 사위와 친구처럼 지낸다”고 말했다. 

최씨 처럼 흑인 사위를 보는 한인 부모들이 적지 않고, 백인이나 필리핀계, 중국계 사위가 있다는 한인들은 이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한인 2세들의 결혼실태를 조사한 퀸즈칼리지 사회학과 민병갑 교수와 오하이오 라이트 주립대학 김치곤 교수의 ‘미주한인의 세대별 결혼 유형(The Intergenerational Differences in Marital Patterns among Korean Americans)’를 보면 한인 2세들이 한인 보다 타인종과 결혼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다. 

특히,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 여성들의 타인종 결혼률이 한인과의 결혼률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딸 가진 한인 부모들이 한인 사위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결혼한 한인 2세 여성들 중 타인종 남성과 결혼한 비율은 61.3%였다  반면, 한인 남성과 결혼한 한인 2세 여성은 38.7%에 불과했다. 

사위는 백인>한인>아시아계>흑인

한인 2세 여성들이 결혼하는 배우자 남성들의 인종배경을 보면, 한인 보다는 백인 남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한인 2세 여성들이 결혼하는 배우자의 인종그룹별 분포에서도 한인 남성은 백인 남성에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한인 2세 여성들은 40%가 백인 남성과 결혼했고, 한인 남성과 결혼한 여성은 38.7%로 2위로 쳐졌다. 이어 필리핀계나 중국계 등 타 아시아계와 결혼한 비율은 11%였다. 최종현씨의 딸처럼 흑인을 남편으로 맞은 한인 2세 여성도 6%나 됐다.  

며느리는 아직 한인이 절반 넘어    

한인 2세 여성들이 타인종 남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훨씬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된 반면, 한인 2세 남성들은 아직까지 한인 여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더 높았다. 하지만, 가까스로 절반을 넘는 수준이어서 오래지 않아 타인종 여성과 결혼하는 비율이 절반을 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기간 결혼한 한인 2세 남성들의 배우자는 한인 여성이 54.6%로 가장 많았고, 백인 여성이 29.1%, 아시아계 8.8%, 흑인 여성 4.8%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타인종 배우자를 모두 합치면 절반에 육박하는 45.4%가 한인이 아닌 타인종 여성과 결혼한 것으로 조사돼 오래지 않아 이 수치는 역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조사 대상기간 결혼한 한인 2세 남녀를 모두 합치면, 이미 절반이 넘는 한인 2세들이 타인종 그룹에서 배우자를 찾아 결혼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종과 결혼한 한인 2세가 이미 절반을 넘어 54.2%에 달한 것을 조사된 것. 

개별 인종그룹에서는 아직 한인 배우자를 맞는 경우가 45.8%로 가장 많았고, 백인 35.4%, 아시아계 10%, 흑인 5.9% 순이었다. 

미국 신혼부부 6쌍 중 1쌍, 타인종간 결혼

타인종과의 결혼 증가는 한인 2세들 뿐 아니라 미국내 전 인종그룹에서 지난 50년간 급격히 확산되고 있는 보편적인 현상이기도 하다.

상상하기 어렵지만 50년 전 미국에서는 타인종과의 결혼을 금지하는 법이 실제로 존재했고, 흑백 인종차별이 심했던 앨라배마 주에서는 물론 사문화된 법이었지만 지난 2000년에야 흑백결혼금지법이 폐지됐을 정도. 

지난 1967년 백인 남성과 결혼한 흑인 여성 밀드레드 러빙이 제기한 위헌소송으로 연방 대법원이 ‘다인종 결혼금지법’을 위헌으로 판결한 지 50년 만에 미국 선남선녀들의 결혼은 천양지차로 달라졌다. 타인종과의 결혼이 5배나 급격히 증가했다. 

이제는 신혼부부 6쌍 중 1쌍이 인종이 서로 다른 남녀들의 결혼일 정도가 된 것이다.  

‘퓨 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 달 발표한 미국인들의 결혼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다른 인종·민족의 배우자와 결혼하는 미국인이 크게 늘었다. 

지난 2015년 한해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한 신혼부부의 17%에 달해 3%에 불과했던 1967년과 비교하면 5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극적으로 인종간 결혼이 급증한 인종은 흑인이었다. 1980년 이후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한 흑인이 5%에서 18%로 대폭 증가했고, 타인종과 결혼한 백인도 4%에서 11%로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타인종 결혼, 아시아계가 최다 

인종 간 결혼 확률이 가장 높은 신혼부부들은 아시아계 또는 히스패닉계였다. 2015년 결혼한 아시아인의 29%가 다른 인종과 결혼했고, 같은 해 결혼한 히스패닉계의 약 27%가 비히스패닉계와 결혼했다. 타인종과 결혼하는 비율은 아시아계가 전체 인종그룹 중 가장 높은 셈이다.

반면, 타인종과의 결혼이 가장 낮은 그룹은 백인들로 11%에 불과했다. 

퓨리서치 보고서의 공동저자인 그레첸 리빙스턴 연구원은 “백인의 인종 간 결혼 비율이 가장 낮다. 이는 백인들의 경우 잠재적인 결혼 파트너가 많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같은 인종 그룹내에서도 성별에 따라 타인종과의 결혼률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다른 인종·민족의 파트너와 결혼한 흑인의 경우, 남성(24%)이 여성(12%)의 2배나 됐다. 

반면, 아시아계에서는 전혀 상반된 결과가 나타나 한인 2세 그룹에서와 같이 남성 보다는 여성들이 타인종과 결혼한 비율이 훨씬 높았다. 아시아계 여성은 36%가 타인종 남성과 결혼한 것으로 조사됐으나, 타인종 여성과 결혼한 남성은 21%에 그쳤다.  

백인/히스패닉결혼 가장 흔해

타인종과 결혼하는 신혼부부들의 인종간 조합을 보면, 백인과 히스패닉의 결혼 조합이 42%로 가장 많았고, 백인과 아시아계 결혼도 15%로 두 번째로 흔한 인종간 조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결혼은 전체 인종간 결혼 신혼부부들 중 3%에 그쳐 가장 보기 드문 결혼인 것으로 조사됐고. 히스패닉/흑인(5%)과 백인/아메리칸 인디언(3%) 조합도 그리 흔치 않았다. 

흑인 배우자 거부감 낮아져 

타인종과의 결혼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타인종 배우자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낮아지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 인종·민족 그룹에서 타인종이나 타민족과의 결혼을 반대하거나 거부감을 갖는 비율이 20여년 만에 급격히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흑인 배우자에 대한 거부감은 20여년 만에  극적으로 낮아져 무려 50% 포인트 가깝게 급락했다. 

퓨리서치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타인종 그룹에서 흑인 배우자에 대한 거부감이나 반대는 63%에 달했으나 2016년 14%로 급락했다. 이는 한인 등 타인종 신랑·신부의 부모나 친척들 중 흑인 배우자와의 결혼을 반대하거나 거부감을 갖는 비율이 14%에 불과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시아계와 결혼에 대해 갖는 거부감도 1998년 20%에서 9%로 떨어졌고, 히스패닉계와의 결혼 반대도 21%에서 9%로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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