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애틀랜타
베테랑스 에듀
김형준 법무사팀
첫광고

뇌졸중은 시간 싸움… 최선 고민‘고독한 승부사’

지역뉴스 | 라이프·푸드 | 2017-05-05 10:10:49

뇌졸증,외과의사

구양숙 부동산표정원 융자

머리 열지 않는 혈관 내 치료와

머리 여는 개두수술을 병행

국내에 드문 하이브리드 외과의

뇌혈관센터 팀원들 소통 중시

누구든 자유롭게 치료법 개진

건보 심평원 평가에서 ‘A’

신경외과 전문의들은 흔히 혈관을 ‘택배기사’에 비유한다. 

아무리 막혀 있어도 우회도로를 만들어 뇌에 피를 공급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뇌는 피를 공급받기에 당장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10년 이상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흡연 등 위험요인이 쌓이면 결국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지는 등 뇌졸중이라는 치명적인 상황에 닥치게 된다.

성재훈(52)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막힌 것은 뚫고, 뚫린 것(터진 것)은 막는’ 뇌졸중 치료에 특화된 외과의사다. 막힌 것은 뇌경색이고, 뚫린 것은 뇌출혈을 의미한다. “말 그대로 뇌가 죽어가고 있는 것이 뇌졸중(腦卒中)입니다. 급작스런 두통, 발음이상, 반신마비, 의식저하 등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최근 성빈센트병원 뇌혈관센터에서 뇌경색 수술을 받은 K(54)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수년 전부터 갑자기 말이 나오지 않는 등 발음이상을 경험했지만, 지병인 고혈압 때문이라 생각했다. 성 교수는 “뇌경색이 오기 전에 발생하는 것이 허헐(虛血)”이라며 “혈류가 부족한 허혈 증상은 금방 상태가 호전되기 때문에 방심하다 뇌경색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머리 열지 않는 뇌졸중 치료, 환자만족도↑ 

성 교수는 뇌졸중 치료를 머리를 열어 수술하는 개두(開頭)수술과 머리를 열지 않고 다리 동맥을 통해 뇌동맥에 접근, 치료하는 혈관 내 치료를 병행하고 있다. 국내에서 이들 수술법을 연마한 ‘하이브리드 외과의사(hybrid surgeon)’가 흔치 않다. 그는 “환자들은 머리를 열지 않고 뇌졸중을 치료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이상원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명예교수와 유기동 심장혈관센터 교수의 지원과 도움이 없었으면 불가능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성빈센트병원이 경기 남부를 대표하는 뇌혈관질환 전문병원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최단시간 내 진단과 치료를 실시하고 있는 뇌혈관센터가 있기 때문이다. 뇌혈관센터는 신경외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를 대표하는 뇌혈관 전문의와 영상의학 전문 방사선사, 뇌혈관 전문 간호사 등으로 팀을 만들어 운영되고 있다. 

센터에서는 뇌혈관질환 의심 환자가 응급실에 오면 ‘다중 응급 콜 시스템’을 통해 진료진을 소집한다. 진료진은 신속하고 면밀하게 신경학적 검사,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 1차 진단작업을 통해 진단하고 즉시 치료에 들어간다. 

성 교수는 “뇌출혈과 뇌경색은 초기 증상은 엇비슷하지만 치료법은 반대여서 최단시간 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료가 이뤄져야 하기에 뇌혈관질환 환자를 집중 치료하는 뇌혈관 전문치료실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뇌혈관센터의 우수성은 성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뇌혈관센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실시한 ‘2015년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100점 만점을 얻어 최상위(A)등급 의료기관으로 선정됐다. 경기 남ㆍ북부 지역에서 뇌혈관진료 적정성 최상위(A)등급을 인증 받은 병원은 4곳에 불과하다. 성빈센트병원 뇌혈관센터는 수원지역에서 유일하게 최상위 등급을 받았다. 

뇌혈관센터에서는 환자치료를 위해 팀원들이 눈치보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중심에 성 교수가 있다. 의사 간호사 방사선사 등 팀원들이 의견을 말하지 않으면 성 교수의 눈에서 ‘레이저’가 발사된다. “왜 이래? 환자 어떻게 살릴 거야. 할 말 없어?” 

센터에서 ‘계급장’은 무의미하다. 최상의 치료법을 말한 사람이 인정받는다. 센터장인 성 교수도 예외가 아니다. “잔인하게도 뇌는 단 한 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습니다. 순간의 결정이 환자상태를 결정짓기 때문이죠. 나만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아집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팀원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의대 재학 시절, 신경해부학에 매료돼 외과를 택한 성 교수. 그는 외과의사가 야구감독과 같다고 했다. “그라운드에 서 있는 투수와 타자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지만 감독이 어떤 선수를, 어떤 작전을 펼치는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된다”며 “외과의사는 야구감독처럼 최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하는 고독한 존재”라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에 성 교수가 자신의 휴대폰 배경화면을 보여준다. ‘나갈 수 있겠냐고 묻지 마시고 나가라고 말씀해주십시오. 저는 언제나 준비가 돼 있습니다.’ 전 LG트윈스 투수 이상훈씨가 2002년 한국시리즈 당시 3경기 연속 등판 후 또 던질 수 있겠냐는 감독에게 한 말이었다. 성 교수는 “이 말처럼 언제나 뇌졸중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랬다. 오늘도 그는 뇌졸중 환자를 살리기 위해 막힌 것은 뚫고, 뚫린 것은 막고 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뇌졸중은 시간 싸움… 최선 고민‘고독한 승부사’
뇌졸중은 시간 싸움… 최선 고민‘고독한 승부사’

성재훈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신경외과 교수는 정확한 진단과 수술을 통해 뇌졸중을 치료하고 있다.                <성빈센트병원 제공>

댓글 0

의견쓰기::상업광고,인신공격,비방,욕설,음담패설등의 코멘트는 예고없이 삭제될수 있습니다. (0/100자를 넘길 수 없습니다.)

주택대출 금리 7%대로 반등…주택거래 다시 냉각
주택대출 금리 7%대로 반등…주택거래 다시 냉각

매물 공급 늘었는데도 3월 기존주택 판매 전월대비 4.3%↓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올해 들어 처음으로 다시 7%대로 뛰어올랐다.대출 금리가 반등하면서 미국의 주택거래가 3월

조지아대한체육회 권오석 회장 연임
조지아대한체육회 권오석 회장 연임

조지아대한체육회는 지난 15일 둘루스에서 임원 모임을 개최하고 차기 회장에 권오석 현 회장을 추대하고 새 임원진 구성했다. 권오석 회장은 미주체전의 애틀랜타 유치 추진 방안을 모색

조지아 3만6천명 '태아 세액공제' 받아
조지아 3만6천명 '태아 세액공제' 받아

과세 대상소득 1억900만 달러 줄여 3만6,000명 이상의 조지아인들이 2022년에 새로운 "태아 부양가족" 공제를 사용해 과세 대상 소득을 약 1억 900만 달러 줄였다고 주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애틀랜타 강연
법륜스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애틀랜타 강연

5월 4일 오후3시 애틀랜타 한인회관 2024년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행복한 대화’ 해외강연이 2023년에 이어 올해에도 개최된다.이번에는 4월 29일 뉴욕 초청강연을 시작으로 5

켐프, 개인·기업 소득세 감면법 서명
켐프, 개인·기업 소득세 감면법 서명

재산세 인상률 늦추는 법안도 서명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는 18일 조지아 주민과 기업이 내년에 소득세를 약 5억 달러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두 개의 법안에 서명했다

고객의 부정적 리뷰 막으면 ‘불법’
고객의 부정적 리뷰 막으면 ‘불법’

옐프 등에 리뷰 못 올리게 서약서 강요 성형외과의사 환자들로부터 시술결과 비공개 서약서를 미리 받아놓고 이들이 옐프 등에 부정적 리뷰(평가 글)를 올리지 못하도록 압박한 성형외과

불확실성 커진 대형은행들, 대규모 감원 이어진다
불확실성 커진 대형은행들, 대규모 감원 이어진다

상반기 씨티·BofA 등향후 2년간 약 2만명 ‘몸집 줄이기’에 속도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대형은행들이 대대적 감원으로 군살빼기에 나섰다. <로이터>  미국의

‘올드보이’, 美 TV 시리즈로 재탄생..박찬욱 감독 제작 참여
‘올드보이’, 美 TV 시리즈로 재탄생..박찬욱 감독 제작 참여

올드보이 / 사진=영화 포스터17일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는 "박찬욱 감독이 제작사 라이온스게이트와 협력해 '올드보이' TV 시리즈를 제작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라이온스게이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에 애니제작사  '지브리'
칸영화제 명예 황금종려상에 애니제작사 '지브리'

개인 아닌 기관으로는 첫 수상스튜디오 지브리/칸국제영화제 웹사이트 캡처일본의 애니메이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연출한 수많은 명작의 산실인 제작사 스튜디오 지브리가 올해 칸국

3월 조지아 일자리 늘고 실업률 사상 최저
3월 조지아 일자리 늘고 실업률 사상 최저

보건의료 일자리 가장 많이 증가 조지아 노동부는 3월에 채용이 급증하면서 실업률은 사상 최저를 유지하면서 3월 일자리 성장률은 평균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올해 첫 두

이상무가 간다 yotube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