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들 뜻모아 민권인권센터에 건립키로
4월 예정...혼다 전의원, 인니·중국계도 동참
한인사회의 숙원사업이던 ‘평화의 소녀상’이 모금을 통해 애틀랜타 중심부인 민권인권센터에 영구적으로 세워진다.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과 미시간주 사우스필드 한인문화회관에 이어 미국에서 세 번째다.
일본군에 강제로 끌려가 성적인 노예생활을 했던 위안부들을 기리는 평화의 소녀상은 1950~60년대 미국 남부에서 태동한 흑인 민권운동을 기념하는 박물관인 민권인권센터 내 야외 잔디밭에 세워져 상징성이 매우 크다. 이 장소는 애틀랜타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에 소재하며 인근에 코카콜라 박물관이 있어 관광객들로 붐비는 곳이다.
9일 민권인권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애틀랜타 위안부 기념물 설치 추진위원회’ 위원장인 김백규 전 애틀랜타한인회장은 “2년 반 전부터 소녀상 설치를 은밀하게 추진해 왔으며, 작년 8월부터 24인이 참여한 태스크포스 팀을 구성해 센터측과 협상을 한 끝에 결실을 맺게 됐다”며 “한인사회의 동참과 후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태스크포스팀에는 헬렌 김 변호사, 김세환 아틀란타한인교회 목사. 은종국 전 한인회장, 권오석 조지아대한체육회장, 윤모세 아르콘건축 대표 등의 한인과 마이크 혼다 전 연방하원의원, 티모시 에콜스 조지아 공공서비스장관, 위안부 피해를 당했던 인도네시아, 중국 커뮤니티 대표 등이 참여했다.
데보라 리처드슨 민권인권센터 수석자문위원은 “일본군 위안부 만행은 대표적인 국제 인신매매 사건이고, 인권적 측면에서 주의를 환기시키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을 필요가 있어 센터 이사회에서 만장일치로 기념 소녀상을 건립하기로 의결했다”며 “정치적, 민족적 측면으로가 아닌 인권과 정의라는 순수한 측면에서 건립하는 것으로 향후 일본의 방해공작 등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혼다 전 하원의원은 “정의와 후대에 대한 교육적 측면에서 위안부 소녀상을 건립하는 것의 의미는 매우 크다”라며 “다음세대에 이런 일이 역사에 반복되지 않도록 교훈을 주기 위해 매우 특별한 인권박물관 내에 설치돼 기쁘다”고 말했다.
추진위원회는 향후 12만달러를 목표로 모금활동을 벌여 절반은 소녀상 설치 비용으로, 나머지는 민권인권센터에 기부할 예정이다. 이르면 4월에 소녀상을 설치할 예정이며, 소녀상은 서울과 부산에 설치된 것과 똑같은 형태로 제작은 김서경 작가가 맡았다. 조셉 박 기자
9일 애틀랜타 평화의 소녀상 설치 예정지에 모인 태스크포스 팀원들. 왼쪽부터 권오석, 윤모세, 헬렌 김호, 데보라 리처드슨, 김백규, 마이크 혼다, 박수목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