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크레딧라인 비현실적
스몰비즈니스엔 그림의 떡
현금흐름 막혀 동분서주
파트너십 활용도 한 방법


3년 전 소셜커머스업체 ‘리빙소셜’에서 밀려난 케이트 리벤스틴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베이컨과 맥주를 한데 엮은 비즈니스 이벤트를 구상했다. 
야구장을 찾는 관객들을 대상으로 베이컨과 맥주를 함께 판매하는 행사를 기획한 그녀는 연고팀이 있는 주요 도시의 야구장에 전화를 걸어 계약체결 의사를 타진했다. 이들 중 가장 먼저 ‘OK 사인’을 준 곳은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 구장이었다. 
시애틀은 단 한 번도 방문한 적이 없는 낯선 도시였지만 케이트는 망설이지 않고 행사 예치금을 지급했다. 일단 행사장을 확보한 그녀는 세이프코필드 구장 사이트를 통해 1인당 60달러로 가격이 책정된 이벤트 티켓을 판매했다. 
마치 데뷔 전 첫 타석에서 홈런을 날린 루키처럼, 그녀는 첫 번째 이벤트에서 대박을 터뜨렸다. 2014년 5월, 세이프코필드 구장에 모인 야구팬 가운데 6,000명이 ‘베이컨 별미’와 샘플 비어로 배를 채웠다. 
그로부터 2개월 후 이번에는 8,000명의 뉴욕시 야구팬이 시티 필드 구장에서 베이컨과 맥주를 먹고 마시는 흥겨운 축제에 참여했다. 
이들 2건의 행사 수익금이 케이트가 창업한 ‘베이컨 앤 비어 클래식’의 종잣돈이 되었다. 그녀는 “첫 번째 행사를 수개월 앞두고 온라인 티켓 판매를 통해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고, 1차 행사의 수익금으로 뉴욕 이벤트에 필요한 비용을 자체 조달했다”고 말했다. 
창업투자사 관계자들은 첨단기술 이외 분야에서 성공적인 창업은 창업자의 리스크 감수능력, 현금흐름과 효율적 파트너십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한마디로 자금조달력이 성패를 결정짓는 열쇠라는 얘기다. 
돈 문제라면 은행 대출을 받거나 크레딧라인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간단한 해결책일 터인데 왜 많은 창업주들이 위험부담을 감수해가며 비전통적인 자금 조달방식을 찾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초짜 사업가들도 적지 않다. 
이유는 간단하다. 
은행은 검증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앞세워 사업자금 대출을 신청한 스몰비즈니스에 좀처럼 돈을 빌려주지 않는다. 설사 대출을 해준다 해도 상환조건이 까다롭고 융자규모도 적다. 한마디로 보수적이다. 
이와 관련, 체이스 비즈니스 뱅킹의 지역본부장이자 선임 부사장인 노린 비샵은 “운영자금 혹은 회전자금을 원하는 창업자에게는 30~45일간 비즈니스를 지원할 정도의 융자금을 추천한다”며 “장비를 구입하는 경우는 경우 최고 100%, 건물을 사들이는 경우는 80%까지 필요한 자금을 대출해 준다”고 밝혔다. 
크레딧라인은 현금흐름(cash flow)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창업단계에서는 사실상 ‘그림의 떡’이다. 
회사를 차린 후 최소한 몇 년이 지나야 비로소 크레딧라인 확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출가능한 자금의 규모도 넉넉지 않다. 
웰스파고의 남서부지역 스몰비즈니스 담당 책임자인 로버트 샤피라는 “비즈니스 수익이 10만 달러라고 가정할 경우 10만 달러의 크레딧라인은 비현실적”이라며 “수익의 10%에서 20%가 적정선”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걸어놓은 까다로운 대출규정도 사업가들에게 다른 자금원으로 눈을 돌리게 만든다. 
그렇다고 은행을 우회한 파이낸싱이 쉬운 것은 절대 아니다. 
문턱이 높고 입구가 좁은 은행을 우회, 야구장과 동물원 등지에서 15차례의 베이컨과 맥주 이벤트를 벌임으로써 운영자금을 조달해온 케이트는 안정적인 펀딩 옵션을 찾으려 늘 두리번거린다. 
고심 끝에 건져낸 몇 가지 옵션 가운데 하나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와 덴버 브롱코스 등 NFL팀 홈구장을 파트너로 삼는 것이다. 
라이브 뮤직바 체인 최고경영자인 지미 번스타인은 현금흐름을 이용해 첫 10개의 매장을 오픈했으나 이로 인한 투자비용에 발목이 잡혀 성장속도가 둔화됐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는 10년 전 투자자들을 유치했다. 은행대출보다 그 편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투자를 책임지면서 번스타인은 비즈니스 경영에 주력했고 연이어 새로운 매장을 오픈했다. 
파트너십을 활용해 사업을 키운 그는 2006년 시애틀 매장이 110만 달러의 적자를 내고 쓰러졌을 때 투자자들의 지원 덕분에 툭툭 털고 일어나 다음 프로젝트에 전념할 수 있었다. 번스타인은 은행에 의존했다면 사정은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믿는다. 
그러나 많은 경우 파트너의 자금력에는 한계가 있다. 
1-800-플라워스의 창업주 겸 회장인 짐 맥칸은 40년 전 맨해턴의 퍼스트 애비뉴에 첫 꽃집을 인수했다. 이후 10년간 그는 6개월마다 한 번씩 새 점포를 열었다. 비결은 매장 매니저에게 오너십 지분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인터넷 주식상장이 한창이던 1998년, 번스타인은 AOL의 중역들로부터 기업공개를 통해 성장속도를 가속화하라는 권유를 받았다. 기존의 방식을 고수하면 머지않아 자금조달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는 훈수였다. 
시장이 냉각되기 직전인 1999년 1-800-플라워스는 성공적인 기업공개로 막대한 투자금을 확보했다. 기업공개는 모든 창업주의 꿈이지만 대부분 끝까지 꿈으로 남는다. 
참신한 비즈니스 아이디어만 있다면 창업투자사의 자금지원을 받는 방법도 고려해 볼만하다. 사실 아이디어 하나로 ‘맨손 승부’를 하려는 실업가에겐 창투사가 유일한 자금줄이 될 수 있다. 
케이트는 자금마련을 위한 이벤트기획으로 늘 분주하다. 지난 7월 공화당 전당대회장에서 ‘베이컨 앤 비어 클래식’ 이벤트를 벌인데 이어 브루클린에서 새로운 위스키와 튀긴 음식축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케이트는 NFL구장과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방안 외에 올 가을 맥주와 사케, 라면을 메뉴삼아 ‘라면 페스티벌’을 개최할 예정이다. 
400파운드가 넘는 일본 스모선수들을 동원하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고 운영자금 모금도 가능할 것이라는 게 그녀의 계산이다. 
케이트는 회사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선 안정적 캐시플로가 절대적이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백방으로 길을 찾아가는 것이야말로 ‘사업가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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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컨 앤 비어 클래식의 창업주인 케이트 레벤스틴(가운데)은 캐시플로(cash flow)로 초기 사업자금을 조달했다.          <Andre D. Wagner/뉴욕타임스>